'이현 오빠' 이준+'국대 OP' 임동혁 "우리 케미, 누가 봐도 재밌을걸요"
(MHN스포츠 수원, 권수연 기자) 직전 세 경기를 꾸역꾸역 이겼다. 고참들은 한두군데씩 아프기 시작했고, 급기야 맹활약을 해주던 주포 링컨까지 무릎 컨디션에 난조를 호소했다.
대한항공은 막힘없었다. 기존에 해왔던대로 링컨의 자리에 백업 아포짓 임동혁을 넣었고, 이준으로 통곡의 벽을 세웠다.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22, 25-22, 25-19)로 돌려세웠다.
주전이 빠져도 팀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회를 잡은 젊은 피들이 코트에 올라, 이번에는 풀세트 신승이 아닌 셧아웃 완승을 합작했다. 임동혁이 20득점(공격성공률 67.86%), 이준이 16득점, 정한용이 13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 날 수훈선수로 임동혁과 나란히 들어온 이준은 "경기 전날 연습할때부터 A코트에서 연습이 이뤄졌다. 다만 선발로 뛸 줄은 몰랐는데 기회를 얻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1-22시즌 1라운드 7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이준은, 22-23시즌까지 페퍼저축은행에서 활동한 세터 이현의 오빠이기도 하다.
이준은 직전 경기까지 그리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국가대표팀에 다녀와서 쉴 틈 없이 팀 훈련을 소화해야 했던 임동혁도 마찬가지다.
임동혁은 "대표팀에 다녀와서 바로 시즌에 돌입하다보니 초반은 몸이 좋았을 수가 없었다"면서 "그 상태로 시즌에 들어와 경기하다보니 자신감도 없었다. 하지만 계속 경기를 뛰면서 형들과 풀어나가다보니 몸이 많이 올라와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아울러 링컨의 공백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이번 시즌 목표는 한 시즌 주전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게 목표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오히려 의욕을 불태웠다. "그치만 링컨이 오래 아프면 안된다"는 말이 얼른 덧붙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링컨이) 얼른 나와서 돌아왔음 좋겠다. 또 (정)한용이랑 (이)준이도 연차가 덜 된 선수들이기에 형들의 짐을 좀 덜어주고 한용이와 준이와 함께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옆에서 (두 사람을) 많이 도와주면서 경기를 해야할 것 같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 날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을 상대로 블로킹 갯수만 13-5로 크게 앞섰는데, 선봉에는 이준이 서 있었다. 이준은 이 날 6개의 블로킹 득점을 기록했다.
사령탑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준에게 이 부분을 강조해서 가르쳤다. 이준은 "(감독님이) 서브리시브에 대해 지시를 많이 하는데, 그 외에도 블로킹 손모양을 가장 신경썼다. 손을 모아서 블로킹을 뜨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그는 이 날 블로킹에 대해서도 "몸이 한결 좋아져서 그렇다. 또 운 좋게 얻어걸린것도 있고, 연습한 것이 잘 나와줬다"고 미소지었다.
정한용과 임동혁, 이준은 또래인만큼 케미로 '삼각편대'를 이뤘다. 임동혁과 이준은 1999년생으로 나이가 같으며, 이준과 정한용은 홍익대 한 학년 선후배지간이다.
임동혁은 "준이와 저는 동갑이고 어릴때부터 알고 지냈다. 거리감이 없다. 또 서로 활발한 성격에 (정)한용이는 애초에 제 후배다. 세 명의 케미는 누가봐도 재밌고 웃기지 않을까 싶다"며 친분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팀의 굳건한 기둥이자 한국 남자배구 현역 최고참 라인에 드는 주장 한선수(만 38세)에 대해서도 감탄을 표했다.
이 날 2세트 24-22로 대한항공이 앞서가던 상황, 타이스의 공격을 몸 던진 팬케이크 수비로 막아낸 한선수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이준은 "저도 그건 사실 못 살리겠지 싶었는데, (한)선수형이 몸을 날려서 포인트까지 따냈다"며 "그걸 보면서 선수형은 진짜 열정 가득하고 이기려는 마음이 크구나 싶었다. 또 그걸 보고 저도 더욱 코트 안에서 뛰어다니고 분위기를 더 띄워야겠다 싶어서 더욱 신나게 경기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임동혁 역시 노장의 투혼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한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모습부터 사실 좀 뭉클했다. '이게 진짜 선배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솔직히 아무리 젊어도 경기가 끝나면 힘든데, (한)선수 형은 더 힘들텐데 선수들을 챙기는 모습이...우리도 후배가 생긴다면 저렇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건즈'의 활약에 힘입어 기분좋은 완승을 챙긴 대한항공은 오는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을 상대로 1라운드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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