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칭따오

김재근 선임기자 2023. 11.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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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성 칭따오(칭다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 도시 중의 하나이다.

인구 1000만명의 칭따오는 중국사의 영욕이 교차하는 곳이다.

칭따오의 대표적인 자랑거리가 100년 역사의 맥주이다.

칭따오를 점령한 독일은 1903년 회사를 설립한 뒤 본토에서 설비와 재료를 들여와 맥주 생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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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산동성 칭따오(칭다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 도시 중의 하나이다. 인천에서 비행기나 배편으로 금세 다다를 수 있다.

인구 1000만명의 칭따오는 중국사의 영욕이 교차하는 곳이다. 명청 시대까지 조그만 어촌이었으나 서구세력이 진출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1898년 독일이 처음으로 조계지를 설치했고, 지난까지 철도가 연결되면서 무역항으로 급성장한다. 1914년에는 일본이 점령하여 중국 진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했다. 2차대전 이후 국민당 정부가 장악했다가, 1949년에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점령하게 된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유럽풍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옛독일총독관저와 천주교당, 천후궁(민속박물관), 라오산풍경구 등 관광자원도 많다. 해산물과 맥주, 와인 등 먹거리도 다양하다.

칭따오의 대표적인 자랑거리가 100년 역사의 맥주이다. 칭따오를 점령한 독일은 1903년 회사를 설립한 뒤 본토에서 설비와 재료를 들여와 맥주 생산을 시작했다. 그 뒤 일본이 이 회사를 차지했고, 국민당 정부를 거쳐 공산당이 최종 소유하게 된다. 도시와 맥주공장의 역사가 일치한다.

칭따오맥주는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독일 맥주의 전통을 계속 유지해왔다. 칭따오 사람들은 바지락 안주에 이 맥주를 마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요즘 칭따오맥주가 세간의 화제다. 이 회사의 직원 한 명이 맥주 원료에 오줌을 누는 영상이 유출된 것이다. 금세 온라인을 통해 중국은 물론 전세계로 확산했고, 위생논란에 휩싸이며 매출이 급감했다. 한국에서도 매출이 40% 가까이 줄었다. 회사측은 진상을 조사하고, 일부 제품을 회수하고 나섰다. 국내 수입사도 한국에 들어오는 제품은 해당 공장과 무관하다며 사태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때 중국은 맥주가 서구 제국주의의 산물이라며 비판하고 멀리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다국적 회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칭따오맥주는 1993년 홍콩증시에 상장했고, 미국 프로농구 NBA와 스폰서 계약도 맺었다.

제국주의의 세례로 태어난 칭따오맥주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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