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애플워치 울트라2, 2% 부족한 더블탭 완성도
핵심기능 '더블탭 제스처'…밝기·배터리는 만족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지난 9월 애플은 이벤트를 통해 올해 스마트워치 신제품 애플워치9과 애플워치 울트라2를 공개했다. 이날 이벤트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더블탭 제스처'였다. 워치를 착용한 손에서 검지와 엄지손가락을 두 번 맞대면, 애플워치가 이에 반응해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이 기능은 행사 직후 "원래 있던 기능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니 다소 차이가 있었다. 두 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도 애플워치를 제어할 수 있어 편의성이 개선된 느낌이었다. 애플로부터 애플워치 시리즈 중 최고 사양인 애플워치 울트라 2세대 모델을 대여해 약 2주간 사용해봤다.
양손 무거울 땐 손가락 '탭탭'
더블탭 제스처는 애플의 워치OS(운영체제) 10.1 업데이트가 적용된 애플워치9, 또는 애플워치 울트라2에서 기본으로 사용 가능한 기능이다. 기존 애플워치에도 이와 비슷한 기능이 있다. 신체장애가 있는 이용자를 위해 도입한 '어시스티브 터치(Assistive Touch)'다.
애플워치에서 어시스티브 터치를 활성화하면 △엄지 검지 맞대기 △엄지 검지 두 번 맞대기 △주먹 쥐기 △주먹 두 번 쥐기 등 4가지 동작에서 사용자가 설정한 기능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주먹을 두 번 쥐었을 때 애플페이가 실행되도록 하거나, 엄지 검지를 한 번 맞댔을 때 음성인식 '시리'가 작동되도록 하는 식이다.
이는 더블탭 제스처와 기본 작동 원리가 유사하다. 어시스티브 터치와 더블탭 제스처를 동시에 설정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어시스티브 터치는 한 동작 당 한 가지의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더블탭은 대부분의 앱 및 알림에서 기본 동작을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실제 더블탭을 사용해 보니 시계 페이스에서 스마트 스택을 열어 위젯들을 스크롤하고, 전화를 받거나 종료할 수 있었다. 또 애플워치를 카메라 리모컨 삼아 사진을 찍기도 편했다. 이밖에 △음악 재생 및 일시 정지 △알람 끄기 △알림에서 메시지 보기·답장 △타이머 일시 정지·다시 시작·종료 △스톱워치 중지·다시 시작 △나침반 앱에서 새로운 고도 화면으로 전환 등 기본 동작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이는 화면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더블탭을 실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애플워치 울트라2에는 AOD(Always On Display)가 적용돼 있어 시계를 보고 있지 않은 상태에도 항상 화면이 켜져 있다. 더블탭은 사용자가 화면을 보고 있을 때 실행되기 때문에, 화면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손가락을 맞대는 것이 중요하다.
하위 제품에서도 더블탭?
더블탭 기능은 본래 올해 애플워치 신제품에만 적용된 기능이다. 다만 더블탭이 도입된 iOS 10.1 업데이트에서 기존 애플워치에서도 더블탭 기능의 일부가 적용되는 버그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출시된 애플워치SE 1세대 모델이나 2021년 출시된 애플워치7에서 iOS 10.1을 업데이트 해보니 더블탭이 작동했다. 애플워치9와 애플워치 울트라2에 적용된 것보다는 단순하지만 △전화 받기 및 종료하기 △알람 연기하기 △메시지 닫기(카카오톡 등 서드파티 앱 포함) 등이 더블탭으로 수행됐다.
애플워치 울트라2에서 더블탭을 작동시키면 화면 상단에 손가락이 맞닿는 애니메이션이 나왔는데, 하위모델에서는 어시스티브 터치처럼 '더블탭'이라는 문구가 뜨면서 더블탭 기능을 쓸 수 있었다. 어시스티브 터치는 꺼진 상태였다. 어시스티브 터치가 꺼진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는 버그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버그 해결이 안 돼 기존 제품에서도 더블탭 활용이 가능하다면 신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인식률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었다. 애플워치7과 애플워치SE 모델로 테스트해 보니 시계가 동작을 인식하는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 데 비해, 애플워치 울트라2에서는 인식률이 높았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애플워치9과 애플워치 울트라2에 새롭게 적용된 애플 실리콘 'S9 SiP'이다. 새로운 칩에 적용된 4코어 뉴럴 엔진은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광학 심박 센서와 같은 데이터를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처리한다. 이 알고리즘은 검지와 엄지가 맞닿을 때 나타나는 손목의 미세한 움직임과 혈류의 변화를 감지한다. 또 머신 러닝 작업 처리 속도도 전작 대비 두 배 더 빠르다. 이를 통해 한층 빠르고 정확한 동작 인식이 가능하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뉴럴 엔진이 개선되면서 받아쓰기 정확도도 전작 대비 25% 향상됐다. 메시지가 왔을 때 음성을 통해 받아쓰기로 답장할 수 있는데, 복잡한 말도 꽤 정확하게 인식했다. 하지만 이전 제품과 크게 차이가 있는지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칩 개선으로 시리의 '온디바이스' 처리도 가능해졌다. 인터넷의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요청이라면, 와이파이나 셀룰러 연결 없이도 기기 내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야외 활동 등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 간단히 운동을 시작하거나 타이머를 켤 수 있었다. 평소 시리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터다.
햇빛 쨍해도 밝은 화면
이번 애플워치 울트라2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였다. 애플워치 울트라2는 S9 SiP 탑재로 전력 효율이 이전 세대보다 25% 개선되며,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성능이 좋아졌다.
특히 울트라 모델이 격한 야외 활동에 초점을 맞춘 제품인 만큼, 이번 애플워치 울트라 2세대는 30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하나의 밝기)의 최대 밝기를 제공한다. 이는 전작인 울트라 1세대와 애플워치9의 최대 밝기인 2000니트보다도 개선된 수준이다.
실제 사용해 보니 날이 좋은 날 쨍한 햇빛 아래에서도 화면이 잘 보였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디스플레이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눈의 피로도도 적었다.
울트라 모델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배터리 성능도 더욱 개선됐다. 애플은 배터리 용량을 공개하지 않고 사용 가능 시간을 안내하는데, 울트라2의 경우 최대 36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36시간 동안 △시간 확인 180회 △알림 180건 △앱 사용 90분 △음악 재생 상태로 운동 기능 60분 사용 등의 조작을 수행한 것을 기준으로 한다.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 직접 테스트해 보니, 12시간 착용했을 때 배터리는 100%에서 82%까지 떨어졌다. 이보다 운동, 음악 재생 등을 자주 활용했더니 9시간 후 70%가 됐다. 평균적으로 3일 정도는 충전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충전의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충전 속도도 빠른 편이었다. 30W(와트) 정품 케이블으로 방전 상태에서 충전했더니 30분 만에 33%까지 충전이 됐다. 완충까지는 약 1시간30분이 걸렸다.
이번 애플워치 신제품은 여느 애플 제품과 마찬가지로 완성도 높은 제품이다. 하지만 기존 애플워치 사용자라면 갈아탈 이유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애플워치 울트라 1세대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더욱 그렇다. 100만원이 넘는 돈을 다시 투자하기에 디스플레이 밝기 개선 등은 턱없이 약한 이유다.
더블탭 기능이 스마트워치의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일부 제품에서 버그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선된다면 더블탭은 올해 애플워치 신제품만의 강력한 장점이다. 또 '탄소 중립'을 외치는 애플의 행보에 동참하고 싶다면 구매해도 좋을 수 있다. 이번 신제품은 일부 케이스와 밴드를 조합하면 탄소 중립 제품이 된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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