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2위' 요기요, 요기패스X 반값 낮춘 까닭
약진하는 쿠팡이츠에 '2위' 빼앗길까 견제
배달앱 2위 업체 '요기요'가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의 가격을 반값으로 낮춘다. 고물가 속 소비자 배달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함이라는 게 요기요 측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3위 사업자 '쿠팡이츠'의 약진에 따른 대응책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쿠팡이츠는 와우멤버십 할인 등으로 요기요와의 사용자 격차를 좁히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요기패스X' 반값으로 '뚝'
3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지난 5월 선보였던 요기패스X의 월간 구독료를 오는 20일부터 기존 9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사실상 반값이 된 셈이다. 요기패스X는 배달비 무료 혜택이 담긴 구독 서비스다. 1만7000원 이상을 주문하면 배달비가 면제된다. 단, 요기요앱 내 요기패스X 배지가 붙은 가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요기패스'도 월 구독료 9900원으로 함께 운영된다. 요기패스는 1만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할인 5000원 쿠폰 2장과 2000원 쿠폰 10장이 제공된다. 포장 주문은 무제한으로 1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고객 선택지를 넓힌 셈이다. 앞서 요기패스는 OTT·음원·이커머스 등 종합 혜택으로 소비자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최근 배달요금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함이라는 게 요기요 측 설명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최근 높은 배달요금 때문에 배달앱 사용을 줄였다는 소비자 조사가 있었다"면서 "요기패스X 베타 서비스 당시 최소주문금액은 2만원이었으나, 더 많은 고객의 배달비 부담을 덜기 위해 1만7000원으로 최종 결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비 부담을 낮춰라
실제로 배달앱 이용자 수는 엔데믹과 고물가를 맞아 감소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 9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968만명으로 전월(3077만명) 대비 3.6%(110만명) 감소했다. 전년 동기(3000만명)와 비교하면 33만명(1.1%) 감소했다. 배달앱 이탈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쟁사들도 배달비 무료, 할인 쿠폰 등 여러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3월 단건배달 서비스인 '배민1'에 새 배달 서비스 '알뜰배달'을 선보였다. 알뜰배달은 여러곳을 방문하는 묶음배달이지만 '한집배달'과 비교해 평균 2000원가량 저렴하다. 여기에 배달의민족은 각종 쿠폰을 붙이며 배달비를 낮추고 있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 6월 '세이브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배달의민족 알뜰배달과 같은 묶음 배달이다. 기존 단건 배달에서 1000원이 할인된다. 강점은 쿠팡 와우멤버십 할인과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최대 10%의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이는 지난 6월 서울 송파구에 시범 적용을 시작해 현재 적용 지역을 계속 넓혀가는 중이다.
쿠팡이츠에 대한 견제구?
이런 쿠팡이츠의 약진이 요기요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근 배달앱 중 유일하게 사용자가 증가한 플랫폼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쿠팡이츠 MAU는 425만6461명으로 전월 대비 4.6% 늘어났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의 MAU는 1954만4544명으로 전월 대비 3.1% 줄었다. 요기요 역시 587만8642명으로 9.9% 감소했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현재 배달앱 2, 3위 업체다. 정확한 관련 통계는 없지만 그동안 배민은 60%, 요기요는 20%, 쿠팡이츠는 15%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요기요와 쿠팡이츠 양측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요기요의 이탈자가 주로 쿠팡이츠로 향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요기요가 요기패스X를 내놓은 건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이츠의 무서운 무기는 바로 쿠팡 와우 멤버십이다. 와우 멤버십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가 1100만명에 달한다. 로켓배송 무료 반품,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 등 혜택이 많다. 여기에 쿠팡이츠 할인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쿠팡이츠 사용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앞으로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최근 와우 멤버십 혜택을 쿠팡이츠로 확대하는 등 배달앱에 힘을 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2위로 앞서고 있는 요기요 입장에서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와우 멤버십 회원이 1100만명인 만큼 앞으로 사용자 수가 더 늘어날 여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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