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발 출전한 유기상의 임무, 전성현 봉쇄
창원 LG는 2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고양 소노를 87-73으로 제압했다. 개막 3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던 LG는 금세 3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순위도 공동 4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9월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유기상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평균 7분 34초 출전했다. 2경기에서는 아예 결장하는 등 출전시간도 길지 않았다. 이날은 전성현을 막으라는 중책 속에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유기상은 20분 22초 출전해 8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4경기 연속 3점슛 3개 이상 성공하고 있던 전성현은 이날 3점슛 1개만 성공하는 등 5점에 그쳤다.
조상현 LG 감독은 “선발로 넣으면서 유기상에게 (전성현을) 5분만 잡아보라고 했다. 안 되면 윤원상으로 바꾸려고 했다. 5분만 버텨주길 바랐는데 잘 버텨줬다. 그러면서 수비가 점점 는다. 본인들의 역할이다”며 “지금도 D리그 훈련할 때 수비 따라다니는 연습, 기본 스텝 등을 연습한다. 잘 따라다녀줬다. 코치들과 고민했지만, 초반에 성현이에게 실점했다면 일찍 교체를 하려고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잘 따라다녔다”고 유기상의 수비를 만족했다.
유기상은 이날 승리한 뒤 “프로 와서 홈에서 한 번도 승리가 없어서 홈 팬들에게 죄송했는데 이렇게 이겨서 다행이고, 형들 따라서 이 좋은 기운을 이어 나가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전성현 수비를 어떻게 했는지 질문이 나왔다.
유기상은 “전성현 선수는 리그 탑급 슈터이고, 모두가 경계한다. 감독님, 코치님, 형들이 중요한 임무라는 걸 각인을 시켜줬다. 어제(1일) 자기 전부터 생각을 하고, 영상을 많이 봤기에 괜찮은 부분이 있다. 형들이 뒤에서 토킹을 많이 해줘서 형들을 믿고 (전성현을) 잘 따라다녀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LG에서 원하는 수비는) 대학까지 해온 수비와 다른 게 있다. 둘 다 틀린 건 아니지만, 팀에서 원하는 걸 맞추려고 감독님, 코치님 말씀을 잘 듣고, 형들이 해주는 조언을 듣고 고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내 공격자와 몸 부딪히는 걸, 프로에서는 몸싸움이 강하니까 외국선수의 스크린을 빠져나갈 때 공격자와 접촉을 하고 있지 않으면 (스크린에) 걸려서 무조건 기회를 내준다”며 “대학 때 그런 자세가 안 잡혀 있어서 프로 와서 그걸 고치고 있고, 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잘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학 동기인 양준석과 나란히 선발 출전한 유기상은 “어제(1일) 훈련할 때 코치님께서 먼저 들어가는 걸 준비하라고 말씀하셔서 크게 이질감이 없었다”며 “양준석과 같이 뛰거나 이재도 형이랑 같이 뛰거나 누구든 같이 뛰어도 LG 선수라고 생각한다. 코트 안에서는 팀으로 생각해서, 물론 의지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준석이만 바라보지 않는 게 아니라 내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했다.
유기상은 “(이정현과) 대학 때 같은 방을 쓰면서 많이 배웠고, 대학 졸업 후 끊임 없이 연락해서 가르쳐줬던 형이다”며 “소노라는 팀의 앞선에서 저렇게 하기 힘들고, 정말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그런 걸 이겨내는 건 존경한다. 코트에서는 상대 선수라서 선수와 선수로 상대한다”고 했다.
이어 “성현이 형도 마찬가지고 내 혼자 막았다는 게 아니라 감독님, 코치님께서 주신 전술에서 잘 따라다니고, 형들이 밑에서 도와주니까 그것만 믿고 뛰었다”며 “(이정현을 수비한다면) 동료들과 잘 합심하면 잘 될 거다”고 덧붙였다.
유기상의 장기 중 하나는 블록이다. 이날 전성현의 3점슛을 한 차례 블록으로 막았다.
유기상은 “압박을 할 수 있었던 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뒤에서 걸린다는 말을 믿고 나는 (전성현에게) 붙었다. 운이 좋게 걸렸다. 파울이 안 나온 게 다행이다”고 했다.
#사진_ 문복주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