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만난 포항과 전북, 승자는 FA컵 역사 쓴다

포항은 공동 최다…전북은 단일 최다 우승 목표
리턴매치에 유불리 요인…최근 '악연'까지 이목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2013년 10월19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전북현대와 포항스틸러스 경기. 전북현대 티아고가 슛을 시도하자 포항스틸러스 김승대가 막으려하고 있다. 2013.10.19. yns4656@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스틸러스와 전북현대가 FA컵 결승전에서 10년 만에 리턴 매치를 펼친다. 승리하는 팀은 대회 새 역사에 이름을 올린다.

두 팀은 오는 4일 오후 2시15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202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포항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전북은 지난 시즌에 이어 2연패를 노린다.

포항은 지난 1일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거뒀고, 전북은 홈에서 인천유나이티드를 3-1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들 모두 목표는 새 역사 쓰기다.

포항은 지난 2013년 마지막 우승 이후 10년 동안 FA컵 트로피와 연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결승 상대인 전북을 이번 시즌 다시 마지막 관문 앞에서 만나게 됐다.

2013시즌 포항은 현재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고 있었고,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이끌었다. 당시 정규 시간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포항이 승리한 바 있다.

그때 승리로 포항은 사상 네 번째 FA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시즌 포항이 전북을 또 꺾는다면 통산 5회 우승을 거두면서 역대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현재 FA컵 5회 우승에는 전북과 수원삼성이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대로 전북은 우승 별 하나만 더 추가하면 수원을 제치고 단일 최다 우승팀이라는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10년 전의 복수에 더해 대기록 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2013년 10월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 CUP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결승전에서 포항 선수들이 승부차기 끝에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는 모습. 2013.10.19. yns4656@newsis.com

양 팀 모두 유불리 요인을 하나씩 갖고 있다.

애초 이번 결승전은 지난 1일과 오는 4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8월에 예정됐던 준결승전이 새만금 잼버리 여파와 태풍 '카눈' 등 경기 외적인 변수들로 인해 치러지지 못했다.

이에 FA컵을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는 1일을 준결승 경기로, 4일은 결승 단판으로 일정을 바꿨다. 결승전 장소는 4강팀 구장 중 추첨을 통해 정하기로 했고, 제주-포항전 승자의 홈구장에서 열기로 확정됐다. 이로 인해 포항은 홈 이점을 갖게 됐고, 전북은 원정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포항의 경우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확실한 강점이 있으나 선수들의 체력이 온전하지 않다는 위험 요소를 갖고 있다. 제주와의 준결승전에서 연장전을 펼친 탓에 선수단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반면 전북은 원정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인천을 정규 시간 안에 물리쳐 체력 부문에서 포항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

분위기 차이도 장단점을 나눠 가졌다. 포항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전북을 네 차례 만나 3승1무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전북은 포항보다 경기 흐름이 더 좋다. 포항은 최근 정규리그 5경기에서 4무1패에 그친 반면, 전북은 최근 공식전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포항 교체 실수. 2023.10.28.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년 전 스토리에 명확하게 나뉜 경기 흐름뿐 아니라 최근 두 팀의 경기에서 나온 '악연'도 결승전을 더 뜨겁게 만든다.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5라운드에서 만난 이들은 1-1로 비겼다. 그런데 경기 도중 포항의 선수 교체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해 약 4분30초간 12명의 선수가 경기를 뛰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북은 '무자격 선수' 규정에 따라 포항의 몰수패를 주장하고 있고, 포항은 명단을 잘못 썼지만 심판진에 책임이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아직 몰수패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두 팀이 결승전에 만나게 돼 여느 결승전보다 더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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