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도 담보 받아줄까요?"…고금리에 소상공인 '돈맥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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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초 체력이 부족한 탓에 대출 등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고금리 부담·신규 대출 불가 등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소상공인 대부분이 대출을 받은 만큼 기업대출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불경기에 소상공인들이 대출로 버티고 있으나 고금리에 허덕이면서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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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와 협의 나선 중기부…새출발기금 지원 범위 확대 논의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현장에서는 냉장고나 고가의 장비들을 담보로 해서라도 대출을 받고 싶어 해요. 기존 대출 때문에 돈을 더 못 받으니까요. 이자도 높은 상황에서 돈줄이 다 막혔다고 보면 됩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초 체력이 부족한 탓에 대출 등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고금리 부담·신규 대출 불가 등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3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소공연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소상공인의 89.6%는 '사업자금 조달 목적'으로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자금 대출 경험도 78.4%에 이른다.
소상공인 대부분이 대출을 받은 만큼 기업대출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서 9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1238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조원 가까이 늘었다.
그중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449조7000억원에 달한다. 1월부터 9월까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 증가 폭은 전년 동기(20조1000억원) 대비 줄어든 7조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전체 잔액은 늘고 있다.
개인사업자의 대출 평균 금리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금리는 △2020년 2.7% △2021년 2.94% △2022년 4.96% △2023년 9월말 5.21% 수준이다.
고금리 부담에 연체율도 함께 늘어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8월 기준 0.5%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p)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0.3%p 증가한 수치다.
결국 불경기에 소상공인들이 대출로 버티고 있으나 고금리에 허덕이면서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대출과 함께 또 하나의 경제 뇌관으로 '기업 대출'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 설문조사 결과 소상공인 87.6%는 '현재 대출금 상환이 힘들다'(매우 힘든 수준·다소 힘든 수준 합산)고 답변했다. 대출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도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답변이 45.9%를 차지했다.
차 본부장은 "고금리 상황 속에서 은행권은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상황"이라며 "상생의 개념으로 접근해 금리를 인하하고 이자 부담을 최소화해 자금줄을 뚫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계 당국과 협의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금리의 경우 중기부 홀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 및 금융업계와 협의가 필수적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정책자금' 사업처럼 기관이 직접 운용하는 정책 대출의 경우 금리 변동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부터 가져오는 기준 금리가 정해져 있어 이보다 낮게 설정하기도 어렵다.
이에 중기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었거나 만기연장·상환유예 차주를 위한 새출발기금의 지원 폭을 넓히는 방향을 금융위원회와 현재 협의 중이다.
이영 장관은 중기부 종합감사에서 "새출발기금의 지원 폭을 일반 소상공인들로 넓히는 부분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새출발기금의 경우) 코로나19 피해의 범위를 좀 더 넓혀서 해당 기간에 대출을 받았다거나 연체가 된 경우 등으로 기준을 넓히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에 5000억원 규모로 4% 초반대의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을 새로 만드는 방식 등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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