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편입 손익 계산도 없이…찬성 여론전만 몰두하는 김포
[김포 ‘서울 편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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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가 면밀한 손익 계산도 없이 ‘서울 편입’ 여론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당론 결정으로 느닷없이 행정구역 개편 논란에 휘말린 서울시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김포시는 ‘서울 편입’과 관련해 김병수 시장이 다음주부터 읍면동별 주민간담회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오는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 뒤 ‘서울 편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시민들에게 서울 편입의 필요성을 알리고, 주민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포시는 서울 편입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만 단편적으로 언급할 뿐, 그에 따른 경제 효과나 시민 생활에 어떤 편익이 있는지에 대해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간담회를 통해 주민 의견부터 수렴하고,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차츰 세부적인 편입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포시민 출퇴근 대란 없어질까
시는 서울 편입의 기대 효과로 지역민의 최대 숙원인 대중교통 인프라 확대를 들고 있다. 김포가 서울이 되면 행정절차 간소화로 서울지하철 5호선과 9호선 연장 사업이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직장이 서울인 40대 회사원 정아무개씨도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테니, 출퇴근 시간대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문제도 해소될 것 같다”고 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5호선을 김포로 연장하는 것도 인천시 요구와 충돌하면서 수년간 진척이 없는데, 서울시가 되면 상황이 당연히 달라지지 않겠냐”고 했다. 하지만 서울 쪽 분위기는 다르다. 서울시 관계자는 “(5호선 연장이) 도시철도인지 광역철도인지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도 인천과 김포 사이에서 노선을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더라도 교통 인프라가 단기간에 좋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인프라 공유…부동산 자산가치 상승?
주민들이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부분은 ‘부동산 가치 상승’이다. 서울의 다른 지역들과 동일한 광역 행정체계를 적용받으며 서울의 뛰어난 시설 인프라를 공유하게 되면 땅값과 집값은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사는 회사원 최정환(38)씨는 “주소지 첫머리가 ‘경기’에서 ‘서울’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며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도 단연 이 문제가 화제”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편입’ 추진 의지를 밝힌 백경현 구리시장도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을 서울 편입이 가져올 대표적 편익으로 꼽았다.
개발여력 확대로 ‘서울 경쟁력’도 상승?
김포의 서울 편입이 포화 상태인 서울의 개발 여력을 키워줌으로써 서울의 도시 경쟁력도 높여 줄 것이라는 것도 김포시의 주장이다. 개발 가용지가 전체 면적의 60%에 이르는 김포의 발전 잠재력과 서해와 접한 ‘항만도시 김포’의 이점을 향유하면, 서울시 역시 행정구역 확대로 새롭게 지출해야 할 기반시설·행정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들도 개발 가능한 땅이 늘어나면 도시의 발전 잠재력이 커지는 걸 부인하지 않는다. 동시에 부작용도 우려한다. 인접 도시들이 하나둘씩 서울로 편입되면 강북이나 도봉, 중랑 등 낙후된 주변부의 공동화를 더욱 부추길 수 있어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는 “김포의 서울 편입보다 서울과 가까운 3기 새도시 개발 용적률을 확대하는 것이 서울시 입장에선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쓰레기 대란’에 숨통?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김포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를 활용할 수 있어, 수도권 매립지의 반입 중단 시점이 다가오면서 비상이 걸린 서울시의 쓰레기 처리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도 있다. 김포시의 행정구역 안에는 수도권 4매립지(389만㎡)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더라도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김포의 매립지를 사용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매립지는 환경부·서울·인천·경기 등 4자 합의를 통해 사용 기간 등을 정했고, 매립지 전체가 하나의 공유수면으로 돼 있어 합의 사항이 달라지면 4자 협의체 논의를 거쳐야 한다. 김포시도 “편입 조건으로 매립지를 제공하거나, 기피시설을 받는 내용 등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정하 손지민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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