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한국 안보에 주는 함의 [기고]
軍 의무 복무 점진적 연장 및 여성 인력 확대 검토해야
(서울=뉴스1)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공격은 기습전, 인지전(Cognitive Warfare), 인질전 등으로 요약된다.
하마스는 유대교 기념일을 이용한 '시간'상 기습, 전동 패러글라이더 등을 이용한 '수단'상 기습, 그리고 지·해·공이란 최초의 3차원적 공격과 이스라엘 '아이언 돔'의 요격 능력을 초과하는 로켓 발사란 '방법'상의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또 하마스는 '무장공격보다 경제에 관심이 많다'는 시그널을 계속 발신함으로써 이스라엘의 대비태세를 무너뜨렸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 폭격은 이스라엘군 소행'이란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인지전을 수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하마스는 220명 넘는 인질을 잡아 이들을 협상 수단으로, 그리고 상대방의 전략 변경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인질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테러 공격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정보'의 실패, 가자지구에 설치한 첨단 경계시설을 믿고 상당수 병력을 요르단강 서안지역으로 옮긴 '정책'의 실패, 그리고 아이언 돔의 한계 등이 큰 이유다. 이제 이스라엘은 초기 대응 실패를 넘어 예비군 동원 등을 통해 전선을 가자지구로 옮기고 있다.
하마스의 전술과 이스라엘의 대응이 한국 안보에 주는 함의는 크다. 북한은 유사시 핵무기를 '뒷배'로 삼아 기습공격을 감행하거나 서해 5도 등 일부 지역을 인질처럼 점령해 이를 협상 조건으로 삼고자 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획득해 기습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전략정보 못지않게 전술정보도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은 '9·19합의' 때문에 북한군의 움직임을 24시간 중첩적으로 모니터링하지 못한다. 북한의 9·19합의 위반이 3600건에 이르는데, 한국만 이를 '금과옥조'처럼 여길 필요는 없다. 따라서 한국은 △조만간 9·19합의 효력을 정지하거나, △북한의 명백한 추가 합의 위반시 그 효력을 정지하거나, △북한처럼 9·19합의를 무시하고 행동하는 등의 세 가지 방안 중 장단점 비교를 통해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병역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초기 대응에 실패했음에도 48시간 내에 무려 36만명의 예비군을 동원했다. 이스라엘에선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간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한다. 또 여성은 34세까지, 남성은 45세까지 예비군으로 연간 55일의 훈련도 받는다. 한국은 지금 '병력 절벽'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따라서 차제에 의무 복무기간의 점진적 연장, 여성 인력 확대, 대체복무제와 운동선수 병역 특례에 대한 재검토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동원예비군 훈련기간 연장이나 예비군의 전역 당시 부대 복귀 등도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 안보는 여론이나 선거로 결정하는 게 아니다.
셋째, 한국형 '아이언 돔'을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의 경우 한계는 있었지만 여전히 유용했다. 유사시 한국은 공군의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육군의 K-9 자주포와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등을 동원해 북한 장사정포 진지를 파괴할 것이다. 그러나 파괴되지 않고 한국을 향해 날아오는 장사정포탄을 요격할 수단은 없다. 한국군의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구축 목표 연도는 2029년이다. 따라서 인력, 예산, 노력 등을 투입해 조기에 이를 완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실천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한 화물 검색과 불법 환적 방지를 수행해야 한다. 하마스의 많은 무기들이 '북한제'였다. 따라서 대량살상무기 적재 의심 선박 차단 및 승선 검색 등 PSI는 훈련만으로 그칠 게 아니라 실제로 집행돼야 한다. 또 국제사회와 함께 안보리에서 결의했듯 모든 북한 향발 화물을 검색하고 불법 환적도 막아야 한다.
이외에도 한국은 북한의 인지전이나 서해 5도 등 영토 인질화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기습용 땅굴 굴착도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안보정책을 재검토해봐야 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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