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규제할지도 모르면서 규제 꺼내나”…바이든 작심비판한 머스크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3. 11.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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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VS 후발, 빅테크간 격돌
머스크 “정부 대신 제3기관에”
美 현 모델 안전지침서 제외
후발주자 “사다리 차기” 반발
구글 “AI는 실존적 위험 맞다”
메타 “공포는 독점자의 레토릭”

◆ AI 정상회의 ◆

일론 머스크 [로이터 = 연합뉴스]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존하는 AI 모델에 대해서는 안전 논란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향후 개발되는 모델부터 규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AI 행정명령’을 내리자, 선두와 후발주자 간 극심한 견해 대립이 발생한 것이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AI 지침을 평가하는 제3자 심판기구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스스로 안전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머스크는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도 전에 성급하게 규제를 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면서 “독립적인 심판이 최소한 선두 기업들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고 염려되는 상황이 있으면 경보를 울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을 하기 전에 통찰력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통찰력은 없고 규제만 한다는 작심 비판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AI 모델 출시에 앞서 각 기업이 안전 실험을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정부와 공유하도록 지시했다. 또 AI 기업들은 공격조인 ‘레드팀’을 구성해 정부가 설정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는지 사전 테스트하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현존 모델은 평가에서 제외했다.

머스크는 올해 들어 AI 기업 ‘xAI’를 설립한 후발 주자다. 오픈AI나 구글보다 파라미터수가 적은 모델을 보유한 메타 역시 반발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의 얀 르쿤 수석과학자 겸 부사장은 X(옛 트윗)를 통해 “AI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는 공포를 조장하는 대규모 기업 로비에서 비롯됐다”면서 “종말론적 레토릭의 상당수는 AI에 대한 통제권을 소수의 손에 맡기자는 주장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6년 전 AI 스타트업인 랜딩AI를 창업한 스탠퍼드대 교수 앤드류 응 역시 “일부 AI 기업이 AI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런 빅테크 기업은 오픈소스 진영과 경쟁하기를 원치 않으며, AI가 인류를 멸종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닌다”고 작심 비판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의 얀 르쿤 수석과학자(왼쪽)과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 [로이터 = 연합뉴스]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이 “궁극의 AI인 인공일반지능이 도래할 것에 대비해 미리 규제하자”고 주장한 것을 놓고, 후발 주자들에 대한 ‘사다리 걷어차기’로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AI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면서 “르쿤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고, AI 위험이 오기 전에 조기에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은 후발 주자를 지원 사격했다. 튜링상 수상자인 앤드류 야오를 중심으로 한 중국 학계는 AI를 감시할 국제기구를 설립하고 이곳에 AI 시스템을 등록해 관리하자고 주장했다. 또 위험이 닥치면 당장 셧다운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AI 연구개발(R&D) 예산의 30%를 보안에 투자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빅테크 기업이 많은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다. 향후 미국 정부가 중국 AI를 견제할 경우, 중국 정부가 미국 AI 기업을 상대로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 해석된다. 매출에서 중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 테슬라를 타깃삼아 미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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