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깊은 가을의 풍미 전달하는 서풍(西風), 마곡지구 맛집
2017년부터 4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등재되면서 보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이탈리안 다이닝으로 손꼽혔다. 지난 10월 김도형 오너 셰프가 직접 만든 보다 정교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서촌김씨 오스테리아'를 오픈했다. 셰프로서 이름을 알린 서촌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셈인데 일대가 변화하기 이전부터 오랜 세월 보금자리였던 지역에 대한 셰프의 애정이 각별하다.
'서촌김씨 리스토란테'에서부터 이어온 단골들은 물론 아직 다이닝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역인 만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수준 높은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필요로 한 지역민들의 특별한 날을 밀도 있게 채워주고 있다. 여전히 서촌을 지키고 있는 '서촌김씨 뜨라또리아'에서는 보다 캐주얼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부터 마치 순간 이동을 하듯 방문객들은 금세 어느 이탈리아의 저택에 초대된다. "다이닝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비일상의 경험일 것"이라는 것이 셰프의 설명이다. 이탈리아 국기를 키 컬러로 활용해 매장 전체에 은은하게 배치했으며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시원하게 오픈한 주방은 셰프의 의도대로 마치 친한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식사를 대접받는 기분을 느끼도록 한다. 직접 제작한 버건디 컬러의 클래식한 아치형 입구는 누구나 포즈를 취하도록 만드는 포토 스폿이다.
메뉴는 테이스팅 코스 한 가지로 운영하고 있으며 점심과 저녁 모두 동일하다. 시즌별로 연 3~4회 꾸준히 리뉴얼하고 있어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기에도 그만이다. 바람이 한층 쌀쌀해졌지만 먹거리는 더욱 맛이 깊어지는 가을을 맞이해 준비한 새로운 코스 역시 하나하나 존재감이 분명하며 요리와 어우러지는 와인 리스트도 탄탄하게 갖췄다.
스타터로는 따뜻한 수프를 위트있게 에스프레소 잔에 담아내어주는데 셰프의 애정 식재료인 초당옥수수를 활용해 부드러운 폼(Form)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도록 질감을 냈다. 따뜻하게 즐겼을 때 오히려 더욱 풍부한 풍미를 느낄 수 있어 고품질 제철 초당 옥수수를 미리 확보해둔 이유도 이를 위한 큰 그림이다. 헤이즐넛 파우더로 직접 구운 타르트에 프레시 트러플을 비롯한 7가지 버섯을 곁들인 '풍기 미스티'는 무르익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메뉴다.
파스타 코스에서 제공되는 '클래식 라자냐'는 이곳의 시그니처다. 이탈리아 요리는 오랜 전통과 장인 정신이 바탕이 되는 만큼 그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클래식 라자냐에는 김 셰프가 추구하는 '전통 방식'과 '식재료'에 대한 존중이 가득 담겼다. 채소와 한우, 와인을 넣어 오랜 시간 끓인 소스는 토마토와 비프의 장점이 극한으로 우러나 정성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 라자냐 디자인이 독특한데 켜켜이 쌓아 만드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생면을 길게 뽑아 돌돌 말아낸 다음 단면을 즐길 수 있도록 내어준다.
녹진한 땅콩 호박 퓌레의 풍미를 즐긴 후 마주한 제주 레몬 그라니타는 메인 요리를 마주하기 전 완벽한 입가심이다. 요리에 오르는 파우더, 소스 어느 하나 허투루인 것이 없으며 모두가 식재료 본연의 상태에서 셰프의 손을 거쳐 완성된 것들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며 말끔하게 비워진 접시는 정성에 대한 보답이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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