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어제보다 7도 높아요
한겨레 2023. 11. 3. 05:05
[시인의 마을]
작은 난로 한 대에
어른 셋
이 계절을 나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난로 위에 귤은
일곱 개까지 올릴 수 있다
귤을 기준으로 보면 난로는
일곱 개용
우리도 수도가 얼었어요
물이 조금씩 흐르도록
틀어놨는데도 말이죠
모두 웃는다
이럴 때 어울리는 웃음이 있다
난로 위에 구운 귤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어제보다 7도 높아요
내가 오늘 본 유일한
온기 있는 말을 건넸던 것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문장이
가면서 얼어
무지개 모양
- 김은지의 시집 <여름 외투>(문학동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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