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U산 쇠고기 수입, 한숨 돌렸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관리자 2023. 11. 3.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아일랜드산 쇠고기 수입 건이 다행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입 허용에 필요한 8단계 절차 중 7단계까지 마무리하고 마지막 국회 심의만 남겨둔 상황인데, 10월3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021년에 이어 다시 '프랑스·아일랜드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안'의 계류를 결정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비 넘겼으나 여전히 풍전등화
문 열어도 끄떡없는 방책 세워야

프랑스·아일랜드산 쇠고기 수입 건이 다행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입 허용에 필요한 8단계 절차 중 7단계까지 마무리하고 마지막 국회 심의만 남겨둔 상황인데, 10월3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021년에 이어 다시 ‘프랑스·아일랜드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안’의 계류를 결정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생산비 상승과 공급과잉으로 비육우 한마리당 200만원의 적자를 보는 와중에 최근 럼피스킨병까지 발생해 한우농가들의 고통이 더해진 악화일로의 형국에서 그나마 발등의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한우농가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초미지급(焦眉之急)만 피했다 뿐이지 풍전등화의 위기는 계속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아일랜드는 2019년 개방한 네덜란드·덴마크와의 형평성 문제를 따지며 우리를 더 옥죌 것이고, 의도대로 되지 않을 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할 수도 있다. 실제 국회 심의 기간에 국내에 와 있던 양국 관계자는 우리 측에 WTO 제소를 공공연히 언급했다고 한다. 제소로 갈 경우 더 나쁜 조건으로 빗장을 풀어야 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가 문제인 이유다.

당연히 안 들어오게 하면 좋지만 문을 열 수밖에 없는 상황도 냉정하게 상정해야 할 때다. 막을 수 없는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언제까지고 원천 반대라는 원칙과 한우산업 보호라는 명분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유럽 쇠고기까지 들어오더라도 한우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가들이 요구하는 ‘한우산업 기본법’ 제정에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경영안정 대책을 법으로 명시한다면 농가들의 사육 의지는 되살아날 것이다. 유명무실한 송아지생산안정제도 정상적으로 발동될 수 있도록 서둘러 손봐야 한다. 사료값 안정, 조사료 확대 대책도 시급하다. 정부는 이런 대응방안이 완비될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어야 하고, 국회도 준비가 다 됐을 때 다시 심의 절차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 농가들 역시 정부의 수급조절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함은 물론이다.

문을 열어야 할 날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프랑스·아일랜드뿐 아니라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도 차례로 달려들 것이다. 게다가 2026년이면 미국산 쇠고기 관세가 철폐되고 2028년엔 호주산도 무관세로 바뀐다. EU산의 관세 철폐 시기도 2027년이다. 서둘러 대비하자. 정말 시간이 없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