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에도 악수하고, 예산삭감 직접 설명…윤 대통령 '광폭 소통'[통실톡톡]
"그만두라" 박대에도 손 내민 윤 대통령…자세 낮추고 연일 '민생 스킨십'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정치'가 연일 화제다.
지난달 31일 국회를 찾아 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1일에는 서민들을 만나 '탄핵'을 거론하며 국정 고충을 털어놨다. 2일에는 신진 과학자들과 마주 앉아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가진 우수 신진 연구자와의 대화에서 "국가 R&D 예산은 수당처럼 공평하게 나눠주는 게 아니라, 연구자들이 진짜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해야 하는 것"이라며 R&D 예산 삭감에 따른 현장의 우려를 먼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서도 "최근 국가 R&D 예산을 앞으로 더 확대하기 위한 실태 파악 과정에서 내년 R&D 예산 일부 항목 지출이 조정됐다"며 "연구 현장 우려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주항공·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의 발전은 국력으로 직결된다는 철학을 가진 만큼, 궁극적으로 R&D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만 적재적소에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아닌, '나눠 먹기식 관행'을 알면서도 예산을 늘리는 것은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도 확고하다.
윤 대통령이 "낭비 없이 제대로 연구하는 시스템만 갖춰지면 R&D 예산에 30조원이 아니라 100조원이라도 쓸 수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R&D 예산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전까지는, 절약한 예산을 '약자 복지'에 더 배정하겠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건전재정 기조다.
'R&D 예산 삭감'은 내년도 예산안에서 최대 논란 중 하나로 부상했던 이슈다. 평소 국무회의 생중계를 '대국민 소통 창구'로 활용했던 윤 대통령이 직접 과학계 연구자들을 찾아가 예산 삭감의 배경과 기조를 설명한 것은 뜻밖이란 평가다.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을 한 지 이틀 만이었다.
윤 대통령은 하루 전인 1일에는 주부, 직장인, 자영업자 등 서민들과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회의 전 "오늘은 듣기만 하겠다. 대답은 장관이 하는 것이 맞다"고 했지만, 생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연에 감정이 격해져 마이크를 잡았다는 것이 복수의 참모들의 전언이다.
윤 대통령은 카카오 택시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는 개인택시 기사 A씨, 은행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각종 규제로 힘들다는 수산업자 B씨, 정부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더라도 가산금리 등 여전히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청년 직장인 C씨의 사연 등의 사연을 듣고 공감하며 배석한 국무위원들에게 '즉석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대통령 퇴진 운동', '탄핵'을 거론하며 국정 운영의 어려움과 현 정부의 국정 기조를 진솔하게 터놓은 점도 눈길을 끈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저희들이 잘 경청해서 국정에 제대로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모든 것은 제 책임이다. 제가 잘하겠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예고했던 '기조 변화'가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민 소통, 현장 소통, 당정 소통을 더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고, 이틀 뒤엔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3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세를 낮췄다. 특히 면전에서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한 김용민 민주당 의원, 고개를 돌린 채 '노룩 악수'를 한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정 운영을 설명하는 자리가 지방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다양한 국민들, 지역별 민생 현안을 생생하게 듣고 국정에 반영하는 포맷(형식)의 자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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