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밥 한공기 1000원이라는 국룰

관리자 2023. 11. 3.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말 가운데 '국룰'이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국룰 가운데 우리 일상과 가까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밥 한공기에 1000원'이라는 국룰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밥 한공기에 1000원'이라는 국룰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말 가운데 ‘국룰’이라는 말이 있다. 국가를 의미하는 ‘국(國)’에, 규정 혹은 규칙을 의미하는 ‘룰(Rule)’이 결합돼 만들어진 신조어다. 의미는 단순하다. 국가에서 제정한 규칙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어떤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룰 가운데 우리 일상과 가까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밥 한공기에 1000원’이라는 국룰이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식당에서 밥 한공기를 더 시킬 때 우리는 그 가격을 당연히 1000원으로 생각해왔다. 심지어 1000원 이상 받는 식당에 대해서는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고,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농업계와 식당업계의 서로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농업계에서는 이 국룰이 만들어지면서 쌀값 상승을 억제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쌀 한톨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농민들의 수많은 땀과 노력을 생각하면 커피 한잔 가격보다도 못한 가격은 싸도 너무 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농민들 중에는 커피 한잔 가격을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식당업계에서는 이같은 국룰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 선뜻 밥 한공기를 1000원에 내주면서 인심 쓰기에 좋았고, 손님들 불러 모으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식당에서 이렇게 인심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쌀값이 워낙에 쌌기 때문이다. 판매 가격에서 재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통 원가율이라고 하는데, 장사를 하든 사업을 하든 이 원가율이 30% 내외여야지 돈이 남는다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다. 그런데 밥 한공기의 원가율은 25% 안팎이다. 식당으로서는 원가율도 낮고 여기에 인심도 쓸 수 있으니까 국룰을 지키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이 국룰이 깨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식당에서 밥 한공기의 가격을 2000원 혹은 그 이상으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국룰을 깨는 이유는 인건비·가스비·전기료·임대료 등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국룰이 깨지고 있는 것을 쌀값 때문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밥 한공기에 1000원’이라는 국룰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국룰이 지금까지 지켜졌던 데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열심히 농사지은 농민들의 땀과 희생이 있었다. 그렇게 지켜져왔던 국룰이 깨지고 있다고 그 화살을 농민들에게 돌리면 농민들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 국룰 때문에 희생해온 농민들에게 한번 더 화살을 돌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김윤식 경상국립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