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문신 지워드립니다"…의사 유튜버 '영수쌤'[인터뷰]
"문신이 후회되는 흉터 되기도…회복이 목적"
'망한 문신 지워드린다' 영상, 사연받아 진행
"몇 년 고민해보고 신중하게 문신 생각해야"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성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함께 취득해 이른바 '더블보드'로 불리는 박영수(41) 컴포트 성형외과 원장. 올해 1월 '문신 지우는 영수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그는, 현재 6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기도 하다.
특히 '문신(타투) 제거'라는 생소한 콘텐츠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빠르게 채널을 성장시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철 없던 어린 시절 하게된 문신으로 취업이 어려워진 사람, 반강제로 문신을 당한 사람,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흉측한 문신을 하게 된 사람 등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처음 시작할 때 이 정도의 반응이 있을지 전혀 기대를 못 했다."
박 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컴포트 성형외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내원하는 분들 대부분이 문신을 지우는 게 힘든지 모르고 하신 거다. 그래서 지우는 게 이렇게 힘들다는 걸 알려드리면 나중에 후회하는 분들이 적지 않겠나.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자신을 드러내는 성격이 아닌 박 원장은 주변 지인들의 권유 속에서 '한번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유튜브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고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으면서 본래 계획이었던 미용 성형수술도 제쳐두고 현재 문신 제거 시술에 전념하게 됐다.
박 원장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과거를 위로하는 채널'이라고 소개한다.
과거 자의 또는 타의로 몸에 새긴 문신이 세월이 지나면서 누군가에겐 후회가 되는 상처·흉터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문신 제거는 아픔을 달래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문신을 지우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자신이 했던 행동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과거에 반강제로 시술을 당한 분들도 있다"며 "흉터처럼 영구적으로 계속 갖고 살아야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 줄 알고 굉장히 기분이 다운되거나, 의욕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분들을 빨리 일상으로 회복·복귀시키드리는 게 채널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별다른 생각 없이 문신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특정 직업을 갖지 못한다거나, 계속 선입견을 듣는 식으로 스트레스나 상처를 많이 받은 분들이 오신다"고 부연했다.
'이런 시술이 있었으면 진작 지웠을 텐데'라는 말을 들었을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는 박 원장. 그를 찾는 환자들 중에는 부산·제주 등에서 거주하거나,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있다고 한다.
박 원 장은 "계속 지우고 싶은데 너무 아프다는 얘기가 많으니까 엄두를 못 내고 있었던 분들이 유튜브를 보고 수면 시술을 알았을 때 '알았으면 진작 지웠을 거다'라는 말씀을 하신다"며 "수십년을 고민하다 오신 어르신도 있고, 제주도에서 오신 분도 있다. 인근 병원에 '수면 시술이 가능하냐'는 전화를 돌려봤다는 부산 환자분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크기가 너무 커서 '평생 가지고 살아야지' 생각하셨던 분들도 블랙암을 지우는 영상을 보고 '나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오시는 경우도 있다"며 "제가 유튜브를 안 했다면 그분들도 그냥 안 되는 줄 알고 사셨을 거 아닌가, 그렇게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을 때 보람된다"고 언급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수술실에서 일을 하던 박 원장은 '직접 수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성형외과 전공의에 도전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 일부 무시를 당하기도 했지만, "포기하고 살면 후회로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끝내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복수 전공의 자격증을 취득한 더블보드와 관련해선 "주변에도 더블보드는 많지만, 마취통증의학과와 성형외과를 취득한 사람은 없다"며 "두 과의 성격이 너무 판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문성으로 인해 김 원장의 병원은 수면(진정) 마취를 하고 문신 제거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김 원장은 문신 제거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기 어려운 배경으로 ▲수면 마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현실적인 경제 타산 등을 꼽았다.
그는 "의사들 중에서도 수면 마취를 '재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문신 제거 같은 경우에는 통증이 수반돼 환자가 심하게 움직여 시술을 하기 어렵다. 통증까지 조절하는 수면(진정) 마취를 하기에는 마취과 수련을 받지 않은, 경험이 많지 않은 선생님이 하시기엔 부담도 많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망한 문신 지워드립니다'로, 사연을 접수 받고 일부 무료 시술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가 출연한 영상을 꼽았다.
해당 영상에는 결혼 전 만났던 타투이스트 남자친구가 연습차 문신 시술을 진행했으나, 완성도 하지 않은 채 잠적했다는 내용의 사연이 담겼다.
"신중하게 시간을 오래 두고 생각해야 된다. 타투를 지울 생각으로 하는 사람은 없지만 너무 가볍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몇 년은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박 원장은 문신 시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같은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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