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쌤 "문신, 방치하지 말고 합법화해야"[일문일답]
"기본 원칙 지키지 않는 타투 구별하지 못 해"
무분별한 미성년자 타투 시술 우려 및 지적도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유튜브 '문신 지우는 영수쌤(구독자 약 6만명)' 채널을 운영 중인 박영수(41) 컴포트 성형외과 원장은 국내 문신(타투) 시술 합법화 요구와 관련해 "(비의료인 시술 등에 대해) 반드시 합법화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박 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컴포트 성형외과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신 불법 시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하며 "(비의료인이 진행하는) 문신이라는 걸 불법으로 규정해놓고 몇십 년을 방치했다. 단속도 안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문신 시술이 1992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의료 행위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의료인이 아닌 자가 문신 시술을 할 경우 의료법 위반 처벌 대상이 된다.
문신업계에서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제27조1항을 두고 여러 차례 헌법 소원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박 원장은 이어 "타투이스트 중에서도 정말 원칙대로 실력 있게 관리하는 분들도 있고, 밖에서 보기에는 우리나라 타투가 굉장히 유명하다"며 "모든 이들을 싸잡아서 불법으로 해두면 진짜 하면 안 되는 타투나 기본적인 원칙도 지켜지지 않는 타투를 구별하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제화를 통해 최소한의 규정이나 원칙들을 만들어주면 '정말 하면 안 되는 타투'들을 걸러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타투샵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계를 사용해 눈처럼 예민한 부위에 문신을 새기거나 지우는 경우, 안전상의 문제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고도 그는 부연했다.
아울러 무분별한 미성년자 타투 시술을 지적하고, 비의료인 등의 문신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경우 이를 강력하게 제재·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문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적어도 몇 년 이상은 고민해야 된다'는 박 원장의 의중이 깔려 있다.
수면(진정) 마취를 통한 문신 제거 시술로 이름을 알린 그는, ▲눈 부위를 시술할 때 ▲제거 시술 범위가 클 때 등 경우에 수면 마취 시술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문신의) 크기가 작으면 수면 마취를 안 해도 된다고 말씀을 드린다. (다만) 환자분이 크림 마취로 통증을 못 참을 때는 수면 마취를 한다. 반복해서 오셔야 하는데 치료를 못할 것 같을 때"라며 "마취 크림, 주사, 수면 마취든 가용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통증을 줄여드리도록 노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반드시 수면 마취를 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제가 강하게 추천하는 경우는 아이라인 문신으로, 사람들이 눈 부위라서 너무 무서워하고 (보호용) 렌즈를 넣었다 뺐다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그런 경우 특별한 금기 사항이 없으면 추천드리고 있다"며 "또 범위가 아주 넓으면 마취 크림으로 하는 게 의학적으로 위험하다"고 했다.
넓은 부위에 마취 크림을 바를 경우 독성이 생겨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다음은 문신 지우는 영수쌤과의 일문일답.
-올해 1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이 채널은 애초에 문신 제거만 하려고 한 게 아니다. 그런데 환자분들이 너무 많아져서 이제 다른 걸(시술을) 못 하게 됐다.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타투 지우는 게 힘든지를 모르고 한 거다. 지워야 될 것 같아 확인해봤더니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든 거다. 처음에 알았으면 안 하면 되지 않겠나. 그걸 잘 모르시더라고. 그래서 지우는 게 이 정도 힘들다는 걸 알려드리면 그래도 후회하는 사람이 적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이 정도로 반응이 있을 줄 전혀 기대하지 못 했다. 제가 먼저 주도해서 한 게 아니고, 주변에서 문신 제거 환자들이 많으니까 유튜브 채널을 하나 해보면 어떻겠냐 식의 수준이었다. 생각보다 조회수가 너무 잘 나오고 구독자 수도 너무 빨리 늘어서 놀랐다. 처음 시작할 때는 (문신 제거 시술) 모델을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사연자를 신청받고 있는데 엄청 많이 온다.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많이 들어올 줄도 몰랐다. 진짜 기구한 사연들이 많다. 진료를 하다 보니까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꼽는다면.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인데 그분의 전 남자친구가 타투이스트였다. 연습할 데가 없으니까 당시 여자친구 몸에 연습을 해서 용문신이 크게 생겼다. 근데 그걸 그대로 두고 완성도 안 하고 그냥 잠적을 했다고 한다. 이분이 다른 남자분을 만나 결혼하고 초등학생 자녀도 있는데 문신만 남아 있으니까 너무 민망하신 거다."
-유튜브를 시작하길 잘했다거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부위별로 나눠봤을 때 제일 시술 비율이 높은 건 반영구 문신이다. 이분들이 눈썹이나 눈꺼풀 아이라인 이런 데를 지우고 싶었는데 너무 아프다는 얘기가 많으니까 엄두를 못 내고 있었던 거다. 근데 유튜브를 보니까 수면으로 안 아프게 해준다는 걸 알았을 때 '이런 게 있었으면 내가 진작에 지웠을 텐데'라는 말씀을 하신다. 몇십 년 고민하다 오신 분도 있고 할머니도 오시는데 그럴 때 좀 보람을 느낀다. 제가 유튜브 채널로 알리지 않았으면 그분들은 이런 게 있었는지를 몰랐을 것 아닌가. 제주도, 부산에서도 오시고 깜짝 놀란다. 전국을 다 알아봤는데 수면 마취로 아이라인 문신 제거를 해주는 데를 못 찾으신 거다. 부산에서 오신 분도 여럿 계신데 '수면으로 시술할 수 있냐'고 인근 병원에 전화를 다 해봤는데 아무 데도 그렇게 얘기를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찾아주신 분들이 있을 때 일단은 좀 놀라고 유튜브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크기가 너무 커서 아예 (지울) 엄두를 못 내고 있던 분들이 있다, 그러니까 '평생 가지고 살아야지'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이 있는데 저희 유튜브 채널을 보면 블랙암을 지우시는 분도 있고 되게 큰 부위인데 진행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걸 보시고 '나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오신 분들도 있다. 너무 고맙다 저는. 그분들도 제가 안 보여드렸으면 그냥 안 되는 줄 알고 사셨을 거 아닌가."
-자신의 채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람이 살면서 실수를 하지 않나, 후회를 하고 예전에 내가 했던 행동 등에 대해 스스로 다 만족을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많이 고민하시고 신중하게 타투를 결정하신 분들은 굉장히 만족하시는 분들도 많다. 그리고 저는 타투를 하시는 것에 대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타투이스트 선생님들과 많이 얘기를 하고 좋은 면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지우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예전에 자기가 했던 행동에 대해 좀 후회를 하시는 분이거나, 또는 과거에 반강제로 시술을 당하는 분도 있다. 근데 그게 상처가 쭉 흉터처럼 남으니까 영구적으로 계속 가지고 살아야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운명인 줄 알고 그것 때문에 굉장히 기분이 좀 다운돼 있다거나 의욕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분들을 일상생활로 빨리 이렇게 회복, 복귀를 시켜드리는 게 제가 하는 그 채널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를 좀 위로한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내 과거를 위로하는 채널. '그럴 수도 있지' '후회할 수도 있지' 예전에 내가 문신이라는 걸 별 생각 없이 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 그렇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특정 직업군을 (선택하지) 못 한다거나 계속 선입견에 갇힌다거나 스트레스나 상처를 많이 받은 분들이 오신다. 그걸 제가 치료를 해드리고 좀 위로를 해드리는 느낌이 든다."
-지우는 시술도 같이 의사분들만 할 수 있는 건가.
"그렇다. 샵에서 지우시는 분들도 많은데 법적으로도 옳지 않고 실제로 쓰는 레이저 자체가 너무 조악한, 검증되지 않은 특이한 기계를 쓴다. 특히 눈 주변에 시술을 많이 하시는데 위험하다. 의사라고 해도 안과 전문의 아니면 잘 모르는 굉장히 예민하고 중요한 부분인데 그렇게 좀 검증되지 않은 걸로 하시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면 마취라는 걸 '재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의사분들 중에도 많다. 자극이 심하지 않은 시술은 그렇게 해도 된다. 다만 안 아프게 하는 마취를 보통은 간과하시기도 한다. 근데 문신 제거 같은 경우 너무 아프니까 그렇게 하면 환자가 심하게 움직여서 시술이 제대로 안 된다. 그러니까 병원에서도 쉽사리 문신 제거를 수면(진정) 마취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통증까지 조절하는 수면 마취를 마취통증의학과 수련을 받지 않으신 선생님들이 하시기에는 좀 부담이 많다. 잘 경험이 많지 않으셔서 그렇다. 그래서 제가 시작하게 됐고, 너무 반응이 좋았다."
-많은 이들에게 수면 마취 문신 제거 시술은 익숙지 않은 것 같다.
"수면 진정 마취라는 걸 하려면 의료진 입장에서 어느 정도 부담이 된다. 신경 써야 될 게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재웠다가 다시 깨워야 되는 과정 자체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또 하나는 시술 중에 아프면 환자가 많이 움직이고, 그럼 의사 입장에서는 시술하기 더 힘들어지고 더 위험해진다. 그러니까 꺼려지는 면이 있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짧은 시간에 시술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고용, 초빙해서 하기엔 소위 경제적인 단가가 맞지 않다."
-이른바 '더블보드'를 취득한 이유가 궁금하다.
"어(전공) 하나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세상에 두 개를 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좀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그런데 수술하는 걸 계속 보다 보면 '내가 해도 저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오만한 생각이 생긴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오만한 생각이지만, 그래서 수술을 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전공의 지원을 몇 군데 해봤는데 너무 반응이 안 좋았다. '마취과처럼 편한 걸 하던 애가 왜 이걸 하려고 왔냐' 약간 좀 무시당하는 일도 있었다. 제가 그냥 안 하고 쭉 이대로 살면 평생의 후회로 좀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고, 결국엔 마칠 수 있었다. 주변에 들어봐도 더블보드인 분들은 많은데 마취과랑 성형외과를 한 사람이 없다. '없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드는 게 그 두 개 과의 성격이 너무 판이하다."
-수면 마취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나.
"(제거 부위의) 크기가 작으면 수면 마취를 안 해도 된다. 그 경우 제가 수면 마취를 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린다. 그러나 통증을 못 참아서 반복해서 치료를 못 할 것 같을 때는 수면 마취를 한다. 그나마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시술 중에라도 아프지 않게 해줘야 되는데, 마취 크림이든 주사든 수면 마취든 가용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해드리려고 노력을 한다는 의미다. 반드시 수면 마취를 해야 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제가 강하게 추천하는 경우는 아이라인 문신이다. 눈 부위라서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하고, 렌즈를 넣었다 뺐다 해야 되니까 불편함도 있다. 그 경우 특별한 금기 사항이 없으면 제가 수면 진정 마취를 강하게 추천한다. 또 하나는 범위가 대형일 때다. 아주 넓으면 마취 크림으로 마취를 하는 게 오히려 의학적으로 위험하다. 마취 크림은 넓은 범위를 바르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독성이 생기는데 관련 사고가 난 케이스도 있다."
-문신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신중하게 시간을 오래 두고 생각하셔야 된다. 타투를 지울 생각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 대개는 타투라는 걸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하시는 거다. (가벼운 이유든 아니든) 지우는 과정은 똑같다. 힘들고 여러 번 해야 된다. 때문에 내가 타투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적어도 저는 몇 년은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타투를 내가 꼭 해야 되는지 시간을 아주 충분히 두고 하시면 안 지우실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료인의 문신이 불법인 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반드시 합법화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문신을 불법으로 규정해놓고 그냥 방치한 거다 몇십 년을. 단속도 안 하지 않나, 눈 가리고 아웅 같은 법이다. 어떤 기본적인 위생 수칙이나 이런 게 안 지켜지는 타투샵이 생겨나는 거다. 그러니까 타투이스트 선생님들 중에서도 다 똑같은 분들이 아니고 정말 원칙대로 실력 있게 (하시는 분들도 있다), 밖에서 보기에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타투가 굉장히 지금 유명하다. 제대로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남의 몸을 도화지처럼 대충 그려서 연습하고 이런 사람들까지 싸잡아서 불법으로 해두면 진짜 하면 안 되는 이런 미성년자 타투나 기본 원칙도 지켜지지 않은 타투들을 구별하지 못한다. 법을 빨리 제정해서 최소한의 규정을 만들어주면 진짜 하면 안 되는 타투들을 걸러낼 수 있다."
"정말 해서는 안 되는 건 미성년자 타투다. 어떤 경우에서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너무 흔하다. 미성년자 타투가 너무 무분별하게 되고 있어서 만약 법이 생겼을 때, 반드시 제재를 해야 되는 것 하나를 꼽으라면 미성년자 타투다. 미성년자에게 타투를 해주는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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