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스타 작가 그림은 '세로'... 이슬아가 담은 우울과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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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팝을 연상시키는 밝고 경쾌한 화풍으로 대도시 풍경과 도시인을 그려온 이슬아(33) 작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좋아요'를 긁어모을 것 같은, 캔버스를 세로로 세워 '직사각형'으로 그린 그림을 모은 이슬아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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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식 진일보… 표현의 깊이, 새 담론 등 과제
시티팝을 연상시키는 밝고 경쾌한 화풍으로 대도시 풍경과 도시인을 그려온 이슬아(33) 작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좋아요'를 긁어모을 것 같은, 캔버스를 세로로 세워 '직사각형'으로 그린 그림을 모은 이슬아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인스타그램 자신의 계정에 작품을 꾸준히 올려온 그는 팔로어가 9만여 명에 이르는 SNS 스타 작가다. 서울 강남구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4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 작가의 개인전 ‘네모 안의 너와 나’에는 회화 30여 점이 전시된다.
대표작 ‘커넥션(Connetion)’의 배경인 창밖 도시 풍경은 한밤중 같다. 침대 위 속옷 차림인 인물의 시선은 손에 쥔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다. 귀가해도 대화 나눌 사람 없이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1인 가구 시대의 삶을 하나의 장면으로 보여준다. 두드러지는 것은 달빛을 감싼 푸른색이다. 창을 등진 인물의 살과 이불의 선을 따라 번지듯 묘사했다. 얼굴에 반사된 스마트폰에서 새어 나오는 빛도 같은 색이다. 작가 자신이기도 한 우울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상징하는 듯하다.
진일보다. 작가는 SNS에서 보기에 좋은 구도와 색감의 도시 풍경, 인물을 주로 그려왔다. 여기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주제의식도 더 선명해졌다. ‘Rectangle city(직사각형 도시)' 속 다섯 마리의 개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전 작품과 같이 보기 좋은 도시 풍경을 그렸지만, “(풍경 속 인물은) 화려하게 치장한 반려견의 소유를 뽐내지만 인간 관계에는 실패한 고독한 현대인의 자화상 같다”는 게 백운아 이길이구 갤러리 대표의 설명이다. 도로 위로 길게 드리워진 건물 그림자, 무기력하게 홀로 걷고 있는 이들, 한쪽 끝이 드러나지 않은 횡단보도 등도 우울과 소외, 막연함과 같은 정서를 느끼게 한다.
‘커넥션(Connetion)’에서 우울감을 상징하는 푸른색은 포스터 컬러에 가까운 원색이다. 밝고 가볍다.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작품들을 자연스레 연상하게 된다. 호퍼는 도시 풍경과 인물을 일러스트(삽화)같이, 우울한 정서로 그렸다. 호퍼의 햇빛, 그림자, 시멘트, 건물의 색감은 이슬아의 그것과 다르다. 호퍼는 작은 인물의 표정도 세밀한 스케치와 명암을 활용해 복잡미묘한 감정이 드러나게 했다.
황정수 미술평론가는 “이 작가는 깔끔하고 단정한, 장식적인 그림을 현대적 미감으로 일러스트같이 그리면서 ‘아파트 세대’ 젊은이들의 호응을 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서 느끼는 소외의 감정을 담아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며 “감각적이고 단순한 화면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의 본질적 고민 등을 담은 새로운 세계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작가가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할 수 있을까.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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