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때문에 수도권 올 필요 없게 ‘지역 명문高’ 육성… 취업도 연계

김연주 기자 2023. 11. 3.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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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교육·의료 통해 지역 발전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 종합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교육 특구로 지정하는 지자체는 예산뿐 아니라 교육과정과 교원 인사 등에서 다양한 특례를 적용받는다. 어떤 특례가 필요한지는 지자체가 원하는 내용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면 들어주는 상향식으로 이뤄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2일 “지역마다 상황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의 요구에 맞춰 재정을 지원하고 규제를 대폭 푸는 방법으로 교육 특구를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각 지역이 원하는 학교를 만들도록 해주겠다는 뜻이다.

교육 특구에선 바이오고, K팝(K-POP)고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혁신적 학교가 생길 수 있다. 교육청·지자체·대학·기업체가 협력해서 해당 지역 산업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고교에서 운영하고, 대학의 관련 학과에 진학하도록 한다. 이어 지역 기업체 취업까지 연계하는 것이 교육 특구의 목표다. 그래야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지역 균형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지방 이전 공공 기관 자녀가 다닐 수 있는 좋은 학교를 만들 수도 있다. 금융 등 공공 기관 전문 분야와 관련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서 특성화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은행고, 한국전력고도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공공 기관 직원들이 지방 이전을 꺼리는 분위기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지방시대 ‘찰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지방시대 엑스포 및 지방자치·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 앞서 전시관을 둘러본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지자체가 직접 나서 유아와 초등학생의 방과 후 돌봄을 책임질 수 있다. 지자체가 초등학교 근처에 시설을 만들고 스터디 센터, 키즈 카페를 운영하면서 교육도 하고 돌봄도 해주는 식이다. 지자체가 아이들의 방과 후 교육 시설과 도서관, 집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수도권만큼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공립 일반고가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구에선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교원 인사 제도에 자율성을 대폭 부여할 방침이다. 그래야 혁신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능력 있는 교장과 교사를 초빙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교사가 같은 호봉에 따라 임금을 받는데, 특구에선 잘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파격적 인센티브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고등학교는 교원 자격증이 있어야 교사로 채용할 수 있다. 산업 현장 경력이 있는 교사를 강사로 초빙할 순 있지만, 법적으로 학력·경력 등 자격 기준이 있다. 특구에서는 이런 규제를 풀어줘 현장 경험이 풍부한 지역 산업체 임직원이 일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예컨대 K팝고의 경우 음악가나 안무가를 3~5년씩 대학 초빙 강사처럼 교사로 채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교사들이 부임을 꺼리는 특정 지역에선 일정 기간 근무를 조건으로 임용하는 ‘지역 교사제’를 운영할 수도 있다.

그래픽=박상훈

일각에선 교육 특구로 지정되면 일부 학생만 갈 수 있는 특목고나 자사고, 국제학교 등만 생길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 강원도는 국제학교 설립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기자 브리핑에서 “(인기 있는) 자사고들은 전국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뽑는데, 지역에 기여하는 바는 별로 없다”면서 “교육 발전 특구가 추구하는 좋은 학교는 그런 학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역이 원하면 특목고와 자사고 설립을 막지는 않겠지만, 특구 선정의 우선 순위는 일반 공립고라는 의미다. 현재 특목고·자사고 설립 권한은 교육감이 갖고 있으나 교육부 장관이 동의해야 한다.

교육부는 다음 달부터 교육 발전 특구 시범 지역 신청을 받고 내년부터 3년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특구 신청은 광역자치단체장이나 기초자치단체장이 교육감과 함께 하면 된다. 시범 지역에는 중앙 정부가3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예산을 지원한다. 특구로 선정되는 지자체는 중앙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보다 많은 돈을 지역 교육에 투입해야 한다. 시범 특구를 운영하면서 풀어야 할 교육 규제가 있으면 별도 특별법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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