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를 더 올려야 할지 말지 고민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유지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올해 7월까지 11번 금리를 올렸는데, 9월에 이어 11월에도 금리를 묶었다. 2차례 연속 동결로 시장에서는 예상된 결과라는 평가다.
◇파월 “금리 더 올려야 하는지 고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출 정도로 통화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 위치를 달성했는지 확신을 갖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가 묻는 질문은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인가”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또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에 주의를 기울이며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여름 이후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데 기여해오고 있다”고 했다. 이미 시장 금리가 꽤 오른 상태여서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한편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를 만들지 않으려고도 노력하는 발언을 했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의 말을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해석하는 쪽이 많았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비둘기파적인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및 향후 데이터 둔화를 감안할 때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정책 결정 문의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금융 여건을 추가함으로써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힌트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에 미국 채권 시장에서 금리가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1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73%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날보다 0.2%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올 들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하루 평균 변동 폭이 0.06%포인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금리가 급락하면서 증시는 크게 오르며 환호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美 재무부는 국채 발행 속도 조절
이날은 연준의 금리 동결에 더해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 속도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미 재무부는 15일 만기가 도래하는 1022억달러의 채권을 환매하기 위해 다음 주 국채 발행 규모를 1120억달러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발행 규모이자 대형 투자은행 등이 전망한 1140억달러보다 20억달러 줄어드는 것이다. 국채 발행이 줄어들면 국채 시장에 공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해서 국채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미 재무부는 또 단기 국채 발행은 늘리는 것을 지속하는 한편, 10년 만기와 30년 만기 등 장기 국채의 발행 확대 속도는 늦추기로 했다. 도이체뱅크의 미국 금리 전략가인 스티븐 젱은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의 발행 증가 속도를 늦출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런 조치가 있었다”며 “채권 딜러 대부분은 8월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재무부가 그보다 다소 작게 발표했다”고 했다.
앞서 미국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연 5%를 넘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그런데 1일 미국 국채 시장에서 나타난 급락세가 지속될지는 향후 지표와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파월 의장은 다음 달에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는다면 이대로 금리가 고점을 쳤다고 봐야 할지, 아니면 내년에 추가 인상이 있을지 묻는 질문에 “우리는 (12월 회의까지) 두 개의 물가 지표와 두 개의 고용 지표, 이 외에 여러 경제활동과 관련된 데이터를 얻게 된다”고 했다. 지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또 “광범위한 상황, 금융 여건을 보고 12월에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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