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역사화해는 가능한가…日 지식인들의 솔직한 생각

조봉권 기자 2023. 11. 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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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5장은 제목이 '역사화해는 가능한가-중일·한일·미일의 시각에서'이다.

이 책 '전후일본의 역사인식'에 참여한 일본의 학자·전문가는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가 역사에 관한 '화해'를 한다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인식한다.

'전후일본의 역사인식'은 일본 내부에서 전문가·학자 그룹이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 패망을 전후한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간명하게, 균형감 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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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일본의 역사인식- 이오키베 가오루 외 지음 /동서대 일본연구센터 역 /산지니 /2만8000원

- 2차 대전과 패망 인식 등 담아
- 오늘날 삼국 태도 이해에 도움

이 책의 제5장은 제목이 ‘역사화해는 가능한가-중일·한일·미일의 시각에서’이다. 전문가 호소야 유이치, 가와시마 신, 니시노 준야, 와타나베 쓰네오 씨가 참여한 좌담인데 이런 대목이 나온다.

1945년 9월 2일 미 전함 미주리호 함상에서 항복문서에 서명하는 일본. 국제신문 DB


(호소야) “이번 주제는 ‘역사화해는 가능한가’입니다. 저의 답변은 간단합니다. 아마 불가능하겠죠. 그러나 그렇게 말해버리면 이야기가 끝나버리죠. 따라서 먼저 역사화해란 무엇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185쪽)


(와타나베) “역사화해에는 끝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때때로 역사인식 문제가 분출할 것이라고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자국의 생존과 국제관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보고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193쪽)

이 책 ‘전후일본의 역사인식’에 참여한 일본의 학자·전문가는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가 역사에 관한 ‘화해’를 한다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인식한다. 게이오대학 법학부 교수인 호소야 유이치는 “아마 불가능하겠죠”라고 운을 뗐고 사사가와 평화재단의 시니어연구원인 와타나베 쓰네오는 “끝이 없을 것”이라고 예감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동아시아의 역사 화해라는 주제를 놓고 진지하게 연구·토론한다.

‘전후일본의 역사인식’은 일본 내부에서 전문가·학자 그룹이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 패망을 전후한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간명하게, 균형감 있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뜻깊다. 도쿄재단 정치검증연구회가 연구한 성과를 엮어 2017년 일본에서 간행한 책인데, 동서대 일본연구센터 신정화 소장(캠퍼스아시아학과 교수)이 감수했다.

일본 지배층·극보수층은 역사마저 목적이 아닌 ‘도구’로 여기는 태도가 극단적으로 강하다. 그 과정에서 왜곡·부인·발뺌이 수시로 일어난다. 난징대학살에 관해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하고, 일본군 ‘위안부’에 관해서는 (제국주의 일본은 시작 단계부터 이미 증거가 될 만한 사항을 다 ‘정리’해놓고) 증거를 대라면서 조작이라고 광분하며 선전한다. 일단 이 두 가지만 사례로 들어도 가해자 일본에 대한 한국 중국은 분노한다. 역사를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삼는 이런 왜곡 행태 앞에서는 분노 말고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딱히 없다.

‘전후일본의 역사인식’은 이런 상황에서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로 역사를 들여다볼 필요성을 제시하며 그 근거를 제공한다. 이는 일본·동아시아·한국 역사와 오늘을 이해하는 데도 꼭 필요한 태도이자 관점이다. 엄정함을 잃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요시다 시게루의 시대-역사인식 문제의 자주적 총괄을 둘러싸고’ ‘사토 에이사쿠의 시대-고도 경제성장기의 역사인식 문제’ ‘나카소네 야스히로의 시대-외교 문제화하는 역사인식’ ‘오키나와와 본토의 간극-정치 공간의 변천과 역사인식’ ‘역사인식 문제를 고찰하는 서적’ 등의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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