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집-소설 집어든 샤르자 국왕… “중동에 한국 작품 많이 번역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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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 시간) 제42회 '샤르자 국제도서전'이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엑스포센터.
셰이크 술탄 빈 무함마드 알 까시미 샤르자 국왕이 도서전 주빈국인 한국관을 찾자 장내가 술렁였다.
1982년부터 시작된 샤르자 국제도서전은 중동 최대 도서전으로 불린다.
한국은 올해 처음으로 샤르자 국제도서전 주빈국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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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40만명에 도서청 별도 설립
외국인이 책 펴내면 세금 완전 면제
한국에 관심 커 올해 첫 주빈국 초대
1일(현지 시간) 제42회 ‘샤르자 국제도서전’이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엑스포센터. 셰이크 술탄 빈 무함마드 알 까시미 샤르자 국왕이 도서전 주빈국인 한국관을 찾자 장내가 술렁였다. 샤르자를 ‘책의 도시’로 만들고 있는 까시미 국왕의 방문에 중동 출판인들의 이목이 쏠린 것이다. 까시미 국왕은 정호승 시집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2017년·창비), 김애란 소설집 ‘바깥은 여름’(2017년·문학동네)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둘러본 뒤 “한국 책을 중동에 많이 번역해 출판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왕이 자리를 뜨자 UAE, 이집트, 레바논 등 중동 국가에서 온 출판인 수십 명이 몰려들어 한국 책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샤르자는 UAE를 이루는 7개의 연합 토후국 중 하나다. 샤르자 인구는 약 140만 명으로, 아부다비(290만 명), 두바이(270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샤르자는 도서청이라는 정부 관청을 별도로 둘 정도로 도서 산업에 관심이 많다. 샤르자에 ‘출판도시 자유구역’을 만들어 외국인이 출판사를 차려 책을 펴낼 경우 세금을 모두 면제해준다. 1982년부터 시작된 샤르자 국제도서전은 중동 최대 도서전으로 불린다. 샤르자 국제도서전 입장은 무료다. 12일까지 열리는 올해 샤르자 국제도서전엔 109개국에서 2000여 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한국은 올해 처음으로 샤르자 국제도서전 주빈국으로 참여했다. 샤르자가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대한 건 드라마, 음악 등 한국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관심이 책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흐메드 알 아메리 샤르자 도서청장은 1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 책은 한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며 “출판도시 자유구역에선 인도 태생의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의 책도 자유롭게 펴낼 수 있다”고 했다. 루슈디는 소설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를 부정적으로 그려 1988∼1998년 이란의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에게 파트와(사형선고)를 받은 바 있다.
189㎡ 규모로 설치된 한국관의 주제는 ‘무한한 상상력’이다. 전쟁, 빈곤 등 현재 인류가 마주한 위기를 책에 담긴 상상력으로 극복하자는 취지다. 한국관에는 한국 책 79종이 전시됐다. 김혜순 시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년·문학과지성사) 등 순문학 작품을 비롯해 배명훈 공상과학(SF) 소설집 ‘타워’(2020년·문학과지성사) 같은 장르문학도 다수 소개됐다. 정호승 시인, 김애란 소설가, 황선미 동화작가 등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뿐 아니라 정무늬 등 웹소설 작가도 중동 독자를 만났다.
한국관엔 김언수 장편소설 ‘설계자들’(2010년·문학동네)처럼 아랍어로 출간된 작품도 전시됐다. 김 작가는 “2021년 이집트에서 ‘설계자들’이 아랍어로 출간됐다. UAE, 레바논 등에서도 아랍어를 함께 쓰는 만큼 모두 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했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번역이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중동 출판 시장은 거대한 블루 오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르자=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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