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크라이나 전쟁 빌미… 일본 군사력이 크게 늘고 있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2023. 11.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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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조선DB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일본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본격적인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도 일본의 군사력은 자위대라고 말하지만 한국보다 훨씬 첨단 무기로 무장한 나라인데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군사전략이 방어전략에서 공격전략으로 바뀐다. 2022년 말 결정된 국가안전보장 전략이 법률적 뒷받침을 받으면서 브레이크 없는 군사대국으로 내닫고 있다. 무기체계를 보면 북한과 중국 동부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000㎞ 이상의 미사일을 2024년부터 1000발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사정거리 수백㎞의 지대함 미사일은 보유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방어용 미사일이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공격형 미사일로 바뀐다는 점이 특별한 변화다. 군국주의를 포기하고 상대방이 공격했을 때 방어용 대처를 하겠다는 이른바 전수방위 전략이 없어지는 것이다. 너무나 큰 역사의 변화가 동북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 미국의 동의하에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남부 오이타현에서부터 북부 아오모리에 이르기까지 10동의 탄약고를 건설하고, 2035년까지 총 130동의 탄약 저장 시설을 만들어 지속 가능한 전쟁 대비를 추진한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000발을 분산 배치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육해공 사령부가 따로 있었던 것을 일본 국방부가 있는 곳에 육해공 통합사령부로 창설한다. 일본과 이미 우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은 미 우주군사령부를 일본에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자체 GPS를 갖고 있는 일본은 군사용 첩보위성도 10기를 보유하게 되어 있어 미국과 진정한 의미의 우주 군사동맹이다. 중국이나 북한 등의 미사일이 극초음속 미사일로 변환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은 이 미사일들을 파괴하기 위한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기로 지난 8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도 했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탄두교환용 미사일도 개발하기로 방침을 굳혔는데 필요에 따라 탄두를 바꿔 장착할 수 있다. 통상의 공격형 탄두뿐만 아니라 정찰용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넓은 범위의 상황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정찰용 탄두, 적의 레이더를 무력화하는 방해용 탄두 등이다.

세계 최고의 전투함인 이지스함을 한국은 3척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은 총 6척이다. 4만~5만t급의 중형 항공모함도 2척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잠수함의 천적이라는 대잠초계기도 100여 대가 넘고, 자체 개발한 P-1 대잠초계기는 항속거리가 9000㎞가 넘어 아사히 신문은 ‘대동아 공영권’ 타입의 대잠초계기라고 별명을 붙인 적이 있다. 북한의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한다는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도 한국은 60대인데 일본은 147대를 보유하게 된다. 잠수함 전력도 원자력 잠수함이 아닌 잠수함으로는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소류급 잠수함으로 무장되어 있어 한국 잠수함이 상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또 주로 미국에서 수입해 오던 무기들을 국산화해 자체 생산하고 국가가 주도해 수출에 매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가가 주도하는 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고 나서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못지않은 또 하나의 군사대국 일본이 이웃에 등장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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