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前자회사, 시세조종 의혹 핵심 고리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였다가 사모 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간 상거래 플랫폼 기업 ‘그레이고’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의혹을 입증할 연결 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의 SM 주가 시세조종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이하 원아시아)의 공모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SM 인수를 두고 경쟁하던 하이브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특수 관계인 원아시아와 그레이고를 동원해 SM 주식을 고가 매수했다는 것이다. 카카오 측은 원아시아와의 공모 관계를 부인하며 “지분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이 원아시아와 카카오가 공모했다고 보는 것은 하이브가 SM 인수를 목적으로 공개 매수를 진행하던 지난 2월 16~17일 원아시아와 이 사모 펀드의 출자 운용 펀드인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가 8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SM 주식 2.9%를 매수했기 때문이다. 하이브 공개 매수가 마감되기 하루 전인 2월 27일에는 그레이고 명의 계좌로 SM 주식을 매수 주문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결국 경영권 인수에 실패하고 카카오에 지분을 넘겼다. 금감원은 원아시아와 그레이고의 주식 매수가 카카오와 공모한 시세조종 행위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그레이고를 연결 고리로 꼽는 것은 카카오와 원아시아를 밀접하게 연결해 주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2017년 설립된 그레이고는 원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연예인들이 의류나 화장품 브랜드와 제휴해 직접 상품을 소개하는 상거래 플랫폼이다. 검찰에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이 과거 그레이고 대표이사였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과 임원은 아직 그레이고 지분 40% 가까이를 소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그레이고에 적극 투자했지만, 매년 적자를 내는 등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앓던 이를 빼준 곳이 원아시아였다. 2021년 카카오의 골프 사업 계열사 카카오VX에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카카오와 관계를 맺은 원아시아는 작년 9월 1000억원을 들여 그레이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같은 달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원아시아가 최대 주주로 있는 방송 제작사 아크미디어에 200억원을 투자했고, 얼마 뒤 15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한 사모 펀드 운용사 임원은 “당시 사모 펀드 업계에서 원아시아는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비주류)였다”며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한 주고받기식 거래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원아시아의 이런 관계가 시세조종 공모로 이어졌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수사 중인 내용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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