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더운 11월, 뜨거워진 바다가 주범이었다

박상현 기자 2023. 11. 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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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반팔… 김해는 30도까지 올라 - 2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25.9도까지 올라 1907년 이래 11월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날 점심시간 서울 청계천에는 외투를 벗어 든 채 반팔 차림으로 산책하는 시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경남 김해의 한낮 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11월 최고기온 신기록이 세워졌다. /연합뉴스

‘가을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2일 경남 김해의 한낮 최고기온이 30.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역대 가장 뜨거운 11월 기록을 경신했다. 늦가을인데도 반팔 차림의 시민들이 많았다. 10월 말부터 한반도가 여름철 기온 상승과 유사한 형태로 달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최고기온은 25.9도로 190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선 서울을 비롯해 이천(26.9도)·수원(26.2도), 강원도 강릉(29.2도)·속초(27.5도), 충청권 청주(26.5도)·충주(26.4도), 호남권 전주(27.1도)·순천(28.3도), 영남권 경주(29.4도)·울진(28.5도), 제주도 성산(26.5도) 등 전국 35개 기상 관측 지점에서 가장 더운 11월로 기록됐다. 다만 이날 전국 최고기온을 찍은 김해의 경우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 값이어서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기온을 끌어올리는 것은 한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고기압이다. 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한 남서풍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올 6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우리나라로 고온 다습한 바람이 계속 유입된 데다 구름이 많아 밤사이 열기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역대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한다. 11월 일 최저기온 최고치를 경신한 곳은 주로 중부지방인데, 1~2일 사이 구름이 많아 복사냉각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을밤인데도 열기가 완전히 식지 않았다.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더운 바람이 들어오는 것은 올가을만의 현상은 아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공기의 온도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봄부터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예년보다 2~3도가량 높은 경향을 보여왔다. 11월에도 평년보다 0.5도가량 높은 상황이다. 바다가 뜨거워지면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고, 그 영향으로 평년과 다른 날씨가 만들어진다.

올가을은 유난히 뜨겁다. 9월도 전국 최저 평균 기온이 19도를 기록해 ‘역대 가장 더운 9월’이 됐다. 9월이 뜨거웠던 이유는 대만 쪽에서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며 우리나라로 더운 공기를 밀어올리고, 뜨거운 햇볕이 지표를 달궜기 때문이다. 북쪽에서 찬 바람이 내려오며 한반도를 식혀줘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10월 들어 찬 공기가 내려와 평년 기온을 되찾는 듯 보였으나, 10월 말부터 뜨거운 공기가 남쪽에서 대거 유입되며 오히려 초여름 수준으로 기온을 끌어올렸다. 태평양 감시 구역이 뜨거워지는 ‘엘니뇨’가 12월로 갈수록 더 강하게 발달하기 때문에 이상 고온 현상은 더 길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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