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대학 기숙사서 학생 기지로 큰불 막아

김민정씨 소화기 초기진화 시도
해당 건물 거주 158명 학생 대피

▲ 2일 오전 3시 48분쯤 춘천시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건물에 거주 중인 사생들이 짐을 옮기고 있다. 정민엽

춘천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화재가 발생, 스프링클러도 없어 큰 불로 번질 위험 속에서 한 김민정 학생의 발빠른 대응이 피해 확산을 막았다. 대학 측은 김민정 학생에게 포상을 고려하고 있다.

2일 본지 취재결과 이날 오전 3시 48분쯤 춘천 A대학교 학생생활관 3층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기숙사에 거주하던 158명이 대피했다. 학생 중 일부는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들 잠에 든 야심한 시간에 발생한 화재는 한 학생의 신속한 대처로 막을 수 있었다. 게다가 해당 기숙사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아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큰 불을 막은 주인공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김민정 학생이다. 김민정 학생은 비명소리를 듣고 방 밖으로 나와 같은 층 다른 방에서 불이 난 사실을 인지했다. 불은 본 김민정 학생은 복도에 놓인 소화기를 집어 들고 화재 진압을 시도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불이 크게 났길래 일단은 빨리 꺼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복도에 놓인 소화기를 잡았다. 불이 좀 잠잠해진 후 안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연기가 강해 밖으로 대피했다. 용기를 냈기 보단 그냥 불과 연기를 보자 소화기 생각이 나 행동했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4층 이하의 작은 건물으로 소방기본법에 따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감식을 진행, 보조배터리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민엽·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