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오디오와 함께라면[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주로 떠나온 여행.
BTS의 선택으로 유명해진, 아니 그 전부터 감각의 고수들은 다 알고 편애했던 아원고택에서 인상 깊게 본 것 중 하나는 오디오였다.
며칠 전에는 '오디오' 매거진 이현준 대표와 토크를 했는데 그가 말했다.
몇 년 전, '그 남자의 오디오'란 제목으로 오디오에 열광하는 남자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이가 아티스트 최기석 씨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근사한 오디오 시스템을 장만하는 건 나의 오랜 위시리스트다. 명기가 들려주는 음악적 쾌감에 대해서는 여러 번 들어왔다. 며칠 전에는 ‘오디오’ 매거진 이현준 대표와 토크를 했는데 그가 말했다. “좋은 오디오로 오케스트라 음악을 들으면 어떤 연주자가 무대 어디에 있는지까지 그려집니다.” 오디오에 진심인 명사 이야기도 나왔는데 스티브 잡스 사례가 단연 흥미로웠다. 최고의 생산자이자 최고의 소비자이기도 했던 그는 평생 최고의 하이엔드 오디오를 고집했다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으면 적당한 물건이 나올 때까지 아예 구매하지 않아 신혼집에도 소파 대신 스티로폼을 두고 살았다는데 오디오에는 활짝 열려 있어서 평생 적극적인 소비를 했다고. 음악에 둘러싸여 있을 때 그의 영혼은 윤슬로 반짝이는 수면처럼 생기 있고 충만했을 듯.
몇 년 전, ‘그 남자의 오디오’란 제목으로 오디오에 열광하는 남자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이가 아티스트 최기석 씨이다. 독일 쾰른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오디오에 빠졌는데 젊었을 적, 돈은 없고 좋은 스피커는 사고 싶어 궁리궁리하다가 결혼할 때 아내에게 준 금목걸이랑 팔찌를 팔아 비용을 댔다고(하하). 그때 그가 웃으며 한 말이 있다. “집에 편히 누워 최고의 사운드를 듣고 있으면 온 우주가 다 내 것 같아요.”
아원고택에서 전주의 다른 숙소로 넘어왔는데 세상에, 이곳에도 떡 하니 좋은 오디오가 놓여 있다. 카를 뵘의 지휘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을 듣는다. 과연. 공기층이 쩍 갈라지면서 나만의 우주가 거실 안에 꽉 차는 듯했다.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사상, 일반그릇에 생일상처럼 차려도 돼요”
- 尹 “국가 R&D 예산은 무슨 수당처럼 공평하게 나눠주는 게 아니다”
- 카카오T, 대대적 개편 착수…가맹 택시 수수료 인하 검토
- 사무총장 사퇴했는데 인재영입위원장 임명 …‘적임자’ vs ‘노답’[중립기어 라이브]
- 당신의 혈당이 걱정되시나요?
- “최순실 독일 돈세탁 수조원” 주장 안민석,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
- 외교부 “가자지구 국민 5명, 라파 국경 통과해 이집트 입국”
- 경찰, 전청조 구속영장 신청… 강연 등으로 접근해 19억 원 가로챈 혐의
- 단체 티셔츠 값 부풀려 뒷돈 1억 챙긴 기아차 노조 간부 구속
- ‘노조 전임’ 10배 늘려 311명… 억대 운영비-제네시스 지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