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첫돌 기념 완벽투…고영표, KT 살렸다
돌잔치 미루고 선발 나서 ‘6이닝 무실점’ 기선 제압
배정대 투런·문상철 솔로포로 3 대 0…KS행 ‘불씨’
‘아빠’의 힘이 프로야구 KT를 벼랑 끝에서 구했다.
KT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앞서 홈 수원에서 열린 1~2차전을 모조리 NC에 내주며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던 KT는 창원으로 옮겨와 첫 승을 거두며 시리즈를 4차전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선발투수 고영표가 승리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영표는 6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만 허용하고 삼진 5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믿었던 선발이 드디어 빛을 본 경기였다. KT는 정규시즌 선발승이 57승으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팀 승리 79승 중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선발투수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고 나서는 선발진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1차전에서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이닝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2차전에서는 웨스 벤자민이 5이닝 3실점을 했으나 6.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NC 신민혁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게다가 선취점도 모두 NC에 내주며 2경기 내내 초반부터 끌려가다 패했다.
하지만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KT다운 야구가 제대로 나왔다. 선발이 든든히 마운드를 지켰고, 이에 타선도 화답하며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고영표가 공 105개를 던지며 6회까지 마운드를 잘 지켰다. 정규시즌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21차례 기록하면서 두산 라울 알칸타라(22차례)에 이어 2위에 자리했던 고영표는 벼랑 끝 등판에서도 QS로 제 몫을 해냈다.
게다가 이날은 고영표 아들의 첫 생일이었다. ‘돌잔치’도 잠시 미루고 팀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눈부신 호투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
선취점도 KT가 먼저 뽑아냈다. 0-0이던 2회초 1사 1루에서 8번 배정대가 NC 선발 태너 털리의 시속 122㎞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추격의 만루포를 쳤던 배정대는 3차전에서 이번 플레이오프 2호 홈런을 작렬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7회에는 문상철의 홈런 한 방이 나왔다. 문상철은 1차전에서 NC 에이스 에릭 페디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뽑으며 유일한 실점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에는 NC 투수가 김영규로 바뀌자마자 6구째 130㎞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모처럼 리드를 잡은 KT는 손동현(1이닝)-박영현(1이닝)-김재윤(1이닝)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반면 NC는 홈에서 1만7400명 만원 관중의 뜨거운 응원에도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최다 타이인 9연승 끝에 첫 패를 안았다. 태너가 6이닝 2실점으로 QS를 기록하며 호투했지만 타선의 부진으로 시리즈를 끝내지 못했다. 팀 안타는 5개로 KT(7개)와 2개 차이였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3일 같은 곳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 NC는 송명기, KT는 쿠에바스가 선발로 등판한다.
■ 창원(KT 1승2패)
KT020000100|3
NC000000000|0
승고영표 세김재윤 패태너 홈배정대②(2회2점·KT) 문상철②(7회1점·KT)
창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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