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미루고 온 미안한 ‘아빠’ 고영표의 힘…“축복이 따랐네요”[PO3]

김하진 기자 2023. 11. 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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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한 뒤 더그아웃 앞에서 동료들를 맞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3.11.2. 정지윤 선임기자



‘아빠’의 힘이 KT를 벼랑 끝에서 구했다.

KT 고영표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에서 열린 1~2차전을 모조리 NC에게 내주며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처했던 KT는 고영표의 호투로 시리즈를 4차전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고영표는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KT 고영표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한 뒤 경기 MVP에 선정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 정지윤 선임기자



이날 고영표는 6이닝 3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믿었던 선발이 드디어 빛을 본 경기였다. KT는 정규시즌 선발승이 57승이었다. 팀 승리 79승 중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선발 투수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고 나서는 선발진이 좀처럼 힘을 못 냈다. 지난달 30일 열린 1차전에서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이닝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2차전에서는 웨스 벤자민이 5이닝 3실점을 기록했으나 6.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NC 신민혁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이날은 모처럼 고영표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마운드의 부담을 덜었다.

게다가 이날은 고영표 아들의 첫 생일이었다. ‘돌잔치’도 잠시 미루고 팀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 그는 아들의 생일날 호투를 펼치며 ‘아빠’로서 그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을 안겼다.

고영표는 “(아들 생일이) 아주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경기 때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울 많이 하고 던졌지만 축복이 따르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제가 더 집중하려고 잘하려고 하다보니 볼도 많아졌다.그래도 신중했던게 좋은결과로 나왔다. 운이 많이 따랐다”고 했다.

지난달 3일 KIA전에서 타구에 오른팔을 맞는 아찔한 상황을 맞아 시즌을 일찍 마감한 고영표는 플레이오프 준비에만 열중했다. 다행히 지난달 26일 자체 청백전에서는 62개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정상적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고영표는 “최대한 특별한 걸 하려고 하지 않고 쉬려고 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최대한 참았다. 잘하려고 하다보면 엄한 행동을 하고 욕심이 생긴다. 회복하는데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막중한 임무를 맡았음에도 제 역할을 한 고영표는 “상대 타격이 좋더라도 내 컨디션이 좋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최대한 평소대로 똑같이 던지려고 했다.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던졌을 때 타자들이 치기 어려워한다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돌이켜봤다.

창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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