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첫 돌에 팀을 구한 역투' KT 고영표 "축복 따른 하루"(종합)[PO]

김주희 기자 2023. 11. 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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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NC 타선 제압
KT, 3-0 승리로 반격…시리즈 전적 1승2패
[창원=뉴시스] 김금보 기자 = 2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 대 NC 다이노스의 3차전 경기, KT 선발 고영표가 무실점으로 6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3.11.02. kgb@newsis.com


[창원=뉴시스]김주희 기자 = KT 위즈 고영표(32)가 혼신의 역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고영표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105개.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최고 구속은 시속 138㎞를 기록했다.

고영표를 앞세운 KT는 3-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이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도 고영표가 차지했다.

'투수 고영표'도, '아빠 고영표'도 만점이었다.

KT는 PO 1, 2차전 선발 싸움에서 밀리며 내리 2패를 당했다. 한 번만 더 지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물오른 NC 방망이를 완벽히 제압해냈다.

아들에게도 눈부신 피칭과 승리를 선물로 안겼다.

고영표가 선발로 등판한 이날은 지난해 얻은 첫 아이 고차민 군의 생일이다. 아들의 첫 돌에 가을야구 등판 기회를 얻은 고영표는 "우리 아들 생일이니 그거 자체로도 좋은 날 마운드에서 즐기려고 한다. 팀에 중요한 경기이기도 하지만, 일단 경기 자체를 즐겨야 한다"며 "팀도, 팬도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져왔다.

자신의 약속대로 팀도, 팬도, 그의 가족도 모두 즐길 수 있는 투구를 펼치고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창원=뉴시스] 김금보 기자 = 2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 대 NC 다이노스의 3차전 경기, KT 선발 고영표가 무실점으로 6이닝을 마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3.11.02. kgb@newsis.com

경기 후 만난 고영표는 '아들의 첫 돌이 등판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만큼 오늘 경기에서 집중하고 잘하려고 했다. 축복이 따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고영표는 1회부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손아섭, 박민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박건우도 유격수 땅볼로 정리했다.

손아섭이 올 시즌 고영표에 타율 0.364(11타수 4안타), 박민우와 박건우가 각각 타율 0.692(13타수 9안타), 0.615(13타수 8안타)를 때려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2-0으로 앞선 2회 1사 후에는 권희동과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오영수에 땅볼을 끌어내 선행 주자를 잡아내고, 서호철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해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고영표의 쾌투는 계속됐다. 3회 2사 후 손아섭에 중전 안타를 맞아 이날 첫 피안타를 기록했지만 박민우에 1루수 땅볼을 끌어냈다.

4회를 삼자 범퇴로 끝낸 고영표는 5회에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선두 오영수에 중전 안타를 맞은 고영표는 후속 서호철에 3루수 땅볼을 끌어내 1루 주자 오영수를 잡아냈다. 이어 김형준에도 땅볼을 유도해 3루수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무실점 행진을 펼치던 고영표는 여전히 2-0으로 앞선 6회 선두타자 김주원을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다. 애매하게 떠오른 타구를 3루수 황재균이 끝까지 따라갔지만, 공을 잡았다 놓쳤다.

무사 1루에서 상대 상위 타선을 마주하게 된 고영표는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박민우 타석에선 도루를 시도하던 1루 주자 김주원을 포수 장성우의 정확한 송구에 이은 유격수 김상수의 태그로 잡아냈다. 첫 판정에선 세이프가 선언됐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정정됐다.

고영표는 박민우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2사 1루에서 박건우에 삼진을 빼앗아 무실점을 지켜냈다.

[창원=뉴시스] 김금보 기자 = 2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 대 NC 다이노스의 3차전 경기, 6회말 2사 1루 KT 선발 고영표가 NC 박건우를 3진 아웃으로 잡아내고 있다. 2023.11.02. kgb@newsis.com


팀이 이미 2패를 안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선 고영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키며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고영표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내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며 "상대 타자들이 나를 상대로 타율이 좋은데 잘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 174⅔이닝을 던지며 볼넷 19개만 남겼는데, 이날은 볼넷 2개를 허용했다. 그만큼 타자들과의 승부를 어렵게 끌고 갔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어려운 타자들인 만큼 승부를 어렵게 하려고 했다. 시즌처럼 쉽게 들어가다 맞는 상황을 의식했다. 최대한 약점을 공략하다보니 볼이 많아진 것 같다"며 "NC 타선이 뜨겁기 때문에 (어렵게 승부하려고) 의도한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며 미소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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