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8강 올라 기쁘지만 이제 은퇴 생각 중" 롤드컵 마친 이그나의 심경
생애 첫 리그 우승, 그리고 6년 만에 롤드컵 8강에 다시 올랐던 이그나가 대회 탈락 후 아쉬움과 함께 은퇴를 고려중이라는 심경을 전했다.
2일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 1경기에서 '이그나' 이동근의 소속팀 북미 LCS NRG가 중국 LPL WBG에게 패하며 대회에서 탈락했다. NRG는 서구권 라이벌인 G2 e스포츠를 잡고 3승 1패로 8강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날 경기에서 1세트 역전패 후 내리 패하며 0대 3으로 경기를 마쳤다.
NRG가 예측은 했지만, 그 다음 수를 읽지 못한 조합은 바로 아펠리오스. "상대가 밀리오를 쓸 것은 예상했다. 하지만 아펠리오스를 같이 가져갈 거는 생각을 못했다"는 것이 이그나의 설명이다. "세나-탐 켄치 조합을 하면 바텀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아펠리오스-밀리오 조합을 만나니 2대 2는 물론 1대 1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바텀이 이겨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다른 라인이 잘 하기를 바래야 하는 상황이 갑갑했다"라며 이그나는 상대 전략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펠리오스-밀리오 조합이 세나-탐 켄치의 완벽한 카운터라기 보다 상대가 오늘 잘 했던 점도 있다고.
이그나는 리드하고 있던 1세트를 이기지 못한 점도 결국 패배의 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팽팽한 1세트 상황에서 경기를 내주자 이후에 팀 플레이가 제대로 안됐다는 이그나는 "상대는 합류 타이밍에 제대로 합류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한 명식 잡히는 모습이 나왔다. 상대의 팀 플레이가 더 좋았다"라고 전체적인 경기 분위기를 설명했다.
좋은 기량을 보인 것으로, 내년에 다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에 이그나는 전혀 예상 외의 답을 꺼냈다. "은퇴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고국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은퇴라니. 이그나는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를 꺼냈을까. "이제 은퇴해도 마음이 편할 거 같다. LCS에서 리그 우승도 했고, 다시 오지 못할 거로 생각했던 롤드컵 8강도 6년 만에 다시 왔다. 속이 시원하다"라는 이야기였다.
다만 이그나는 은퇴 결정을 확실히 내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은퇴는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 "이제 비시즌에 훈련을 좀 해봐야겠지만, 게임할 때 느낌이 좋지 않거나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언제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다"라는 게 이그나의 생각이다. 자신이 게임을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에, 그러느니 차라리 은퇴하겠다는 이그나는 "예전처럼 날카로운 플레이를 하기 힘들다. 예전에는 내가 봐도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 슬슬 은퇴의 시기가 다가오는 게 아닌가 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계속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하고 있다"라며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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