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이준석·홍준표 징계 취소…“혁신안 1호 수용”
최고위, 총 4명 ‘대사면’ 의결
“당내 통합 차원 대승적 결정”
홍 “과하지욕 수모 못 잊어”
당 주류 겨냥해 불만 표출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왼쪽 사진)와 홍준표 대구시장(오른쪽)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하기로 2일 의결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당내 통합 차원에서 1호 안건으로 제안한 징계 취소 안건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홍 시장 등은 징계 취소에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이날 회의에서 의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최고위는 혁신위의 당 통합을 위한 화합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키로 했다”며 “징계 처분 취소가 의결된 대상자들은 이 전 대표, 홍 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이라고 전했다.
당사자들은 불만을 표했다. 홍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과하지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며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톡톡 튀어야 한철인 줄 모르고,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당 주류를 겨냥했다. 과하지욕은 남의 다리 아래로 기어가는 치욕을 뜻하는 고사성어로, 중국 고전 <초한지> 속 명장 한신의 일화에서 나왔다. 젊은 시절 수치심을 견딘 한신은 훗날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제후가 됐다.
반발 목소리는 혁신위가 지난달 27일 이 전 대표, 홍 시장 등에 대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내놓은 시점부터 나왔다. 이 전 대표는 “ ‘제발 사면 좀 받아줘’는 이제 그만해라”고 맞섰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성비위 의혹 관련 증거인멸교사 건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후 같은 해 10월 윤석열 대통령 등을 향해 ‘양두구육’ 등 발언을 한 이유로 추가 징계를 받아 당원권 정지 기간이 1년 더 늘어 내년 1월 초 징계가 끝난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 시절 당대표 정무실장으로 이 전 대표 사건과 관련해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김 전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등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징계 취소 의결 전인 지난달 30일 당에 최고위원직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달 말쯤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치를 방침이다.
조문희·문광호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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