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피해자에 억대 소송비용 청구…“여전히 고통”

[KBS 청주] [앵커]

다음 달이면 제천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6년째가 되는데요.

참사 피해자들은 보상은커녕 억대의 소송 비용 청구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12월,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친 제천 화재 참사 당시 가까스로 구조돼 목숨을 건진 한을환 씨.

어느덧 6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참혹했던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한을환/제천 참사 생존자 : "(구조된 지) 불과 3분 만에 제가 있던 9층이 불길에 휩싸여 전소됐습니다. 환영, 환청, 환상에 많이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들의 고통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제천 참사에 대한 충청북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제기했던 소송에서 끝내 패소하면서, 막대한 소송 비용까지 부담하게 됐습니다.

충청북도가 최근 확정한 소송 비용은 약 1억 8천만 원.

이 가운데 한 씨 등 부상자 2명이 3,700만 원을 물어내야 합니다.

보상금도 없이 어렵게 생계를 이어온 피해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한을환/제천 참사 생존자 : "보험회사에서 부상자에게 제시된 금액이 치료에 상관없이 80만 원이었습니다."]

충청북도는 지방재정법 86조에 따라 임의로 소송 비용을 면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

유가족에 대한 송달 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소송 비용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충청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대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꽃임/충청북도의원 : "청원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의회 의결을 하면 소송 비용에 대해서 면제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서."]

정부와 국회, 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것 없이 6년을 버텨온 참사 피해자들.

언제쯤 평온했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그래픽:오은지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