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장 재료 할인에 245억 투입... 취약층 난방 지원 2배 확대
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4%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통계청은 2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8% 올랐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7월 2.3%로 2%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8월 3.4%로 올라선 후 3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는 데다 농산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물가가 쉽사리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10월 들어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던 정부 예측도 빗나갔다.
지난달 초 이상 저온으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특히 과일 가격은 1년 전보다 26.2% 뛰어 1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사과(72.4%), 상추(40.7%) 등의 가파른 오름세를 보면 “장 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 물가는 4.6% 올라 오히려 전달의 4.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진다고 느끼는 국민이 늘 수밖에 없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물가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을 기록 중인데, 대외 요인에 따라 국내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세계은행은 중동 분쟁이 커지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연말로 갈수록 물가 불안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경고등도 켜졌다. 지난달 물가 상승 주범인 농산물 가격이 김장철을 맞아 더 뛸 가능성이 큰 데다, 겨울철 난방비 부담도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배추 도매 가격이 10㎏당 8000원으로 1년 전(5561원)보다 43.9%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파도 1㎏당 2700원으로 1년 전(1809원)보다 49.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원래 추석이 지나면 물가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9월보다 10월 물가가 더 오른 이례적인 상황”이라면서 “신선 식품 물가가 오름세를 유지하는 데다, 원유 가격까지 오르며 물가 전반이 자극받은 모습”이라고 했다.
이에 정부는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는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 최우선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 물가 안정 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우선 김장철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무 등 김장 재료 14종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5억원을 투입해 할인 지원에 나선다. 지난해(138억원)보다 지원 규모를 100억원 넘게 늘렸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올해 김장 비용은 작년(22만3000원)보다 낮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또 배추·무·대파·건고추·마늘 등 김장 재료 5종 1만1000톤과 천일염 1만톤을 집중 공급해 소비자가격을 최대 50~60%까지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취약 계층의 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 규모도 지난해보다 늘린다. 동절기(10~4월) 한정 에너지 바우처 지급 규모를 올해 30만4000원으로 2배 늘리기로 했다. 또 전국 경로당 6만8000곳에는 난방비 지원 금액을 3만원 늘려 한 곳당 4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가정용 가스 캐시백 제도도 인센티브를 늘린다. 가스 사용량을 3% 줄이면 1㎥당 200원을 지급한다. 지난해에는 7% 절감 시 1㎥당 70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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