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이 왜 여기에?” 美 명문대 학생 수십명, 힐러리 강의 포기한 이유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학생들이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기를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전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 내 주요 대학 일부 학생 단체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컬럼비아대 일부 학생들이 반(反)이스라엘 성명에 동참했던 학생들의 신상이 공개된 데 항의하기 위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강의를 거부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대학에서 케렌 야르히-밀로 국제공공문제대학원(SIPA) 원장과 함께 평화 프로세스에서 여성의 참여를 주제로 매우 수요일 오후 2시간씩 강의를 맡고 있다.

올해 9월 시작한 클린턴 전 장관의 수업은 인기 강의지만, 이날 강의실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수업에 참여한 300여명 중 약 30명이 수업이 절반도 채 지나기 전 강의실을 빠져나와 복도에 모였다. 건물 로비 근처에 모여있던 다른 수십명의 시위대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시위는 이스라엘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한 재학생들을 옹호하기 위해 열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주 컬럼비아대 인근에 세워진 한 트럭 전광판에 '컬럼비아의 주요 반유대주의자'라는 문구와 함께 동의 없이 게시된 학생들의 사진이다. 이 사진은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두고 이스라엘을 비판한 단체의 회원들을 저격하기 위해 게재됐다.

시위자들은 트럭에 게시된 사진이 SIPA 학생들만 이용하는 비공개·보안 온라인 플랫폼에서 촬영된 것이라며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데 대한 학교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학교 측에 "피해를 본 학생들을 위한 즉각적인 법률 지원과 학생의 안전, 복지, 개인정보 보호에 헌신할 것"을 요구했다.

클린턴 전 장관과 야르히-밀로 수업을 마친 후 옆문을 통해 건물을 빠져나갔다.

야르히-밀로 원장은 전날 "학생과 교수진이 신상털이의 대상이 된 것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를 명백히 규탄한다"며 학생 안전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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