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으로 60채 매입”…19억 원대 전세사기 50대 구속
[KBS 광주] [앵커]
전세 계약이 만료됐는데도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50대 남성이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30명이 넘고 피해 금액은 19억 원에 달하는데,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정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차가 들어갈 수 없이 좁은 골목 끝에 나오는 낡고 허름한 다세대 건물.
사기 혐의로 구속된 A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 건물의 한 주택을 포함해 목포 지역 주택 60여 채를 전세로 내주고, 세입자 32명으로부터 보증금 19억 원 상당을 받았지만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피의자는 노후 주택은 시세 파악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매매 금액보다 높은 값에 전세 보증금을 챙겼습니다.
조사결과 A씨는 이렇게 생긴 차액과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새 주택을 계속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서 오랫동안 팔리지 않은 주택을 물색해 집주인에게 접근했고, 매매 계약과 전세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는 수법으로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주택 60여 채를 취득했습니다.
경찰은 특히 범행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 LH의 전세임대주택제도가 악용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최대 90% 이상 전세 보증금을 지원해주는 제도인데,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도 실제 피해는 적어 신고에 소극적인 걸 노린겁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보증금 지원받은 세입자는) 저희가 알고 있는 상황은 한 23세대 정도로 알고 있고. 계약이 아직 안 끝난 세대들도 있기는 합니다."]
실제 A씨의 범행은 2013년 주택 임대를 시작하고 10년 만에야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송두호/목포경찰서 수사과장 : "계약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30명 정도 남아있는데 피해가 추가로 확인되는 대로 범죄를 인지해서 계속 수사할 예정이고요."]
경찰은 또 주택 매입에 명의를 빌려준 A씨의 지인과 부동산 중개업자 등을 상대로도 범행 공모 여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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