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반격이다' KT 완승, NC PS 연승 신기록 저지... 고영표 혼신투+배정대·문상철 쾅쾅 [MD창원 PO]
[마이데일리 = 창원 심혜진 기자] 벼랑 끝에 몰렸던 KT 위즈가 반격에 성공했다. 투타 조화가 좋았다.
KT는 2일 오후 6시 30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시리즈전적 2승 1패를 만들었다.
KT의 승리는 의미가 있었다. 이날 NC가 승리했다면 KBO 역사를 쓰게 된다. 2020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6차전까지 내리 3경기를 모두 잡아내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이번 가을무대에서 6연승을 질주하면서 포스트시즌 9연승을 이어나갔다. 이는 지난 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9연승을 내달렸던 해태 타이거즈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었다. 이날 승리했다면 해태 왕조를 제치고 신기록을 쓰게 된다.
또 있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이 걸려있었다. 현대 유니콘스가 지난 2000년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7연승으로 최다 연승 기록을 기록 중이다. NC가 6연승 중이었기 때문에 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대기록 작성을 KT가 저지한 것이다.
선발 투수 고영표는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혼신의 투구로 팀을 구해냈다. 타선에서는 7안타가 나온 가운데 문상철과 배정대가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 선발 라인업
NC: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 투수 태너 털리.
KT: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선발 투수 고영표.
# 1회초 무사 1,3루 놓친 KT, 홈런으로 기선제압 성공
KT는 1회부터 찬스를 맞았다. 김상수와 황재균이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알포드와 박병호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고, 장성우마저 중견수 뜬공에 그쳐 찬스를 날려버렸다.
지난달 31일 2-3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 3루 무득점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싶었다.
분위기가 확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한 방으로 흐름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해결사는 배정대였다.
0-0으로 맞선 2회초 1사에서 조용호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배정대가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파울을 친 뒤 NC 선발 투수 태너의 2구째 122km 슬라이더를 무릎을 꿇으면서 받아쳤다. 앞에서 맞은 타구는 쭉쭉 뻗어갔다. 좌익수 권희동이 펜스 앞까지 붙었으나 타구는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비거리 115m를 기록했다.
배정대의 가을야구 두 번째 홈런이다. 1차전에서 9회 만루 홈런에 이어 이번에는 투런포를 기록했다.
선취점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단기전인 가을야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NC는 와일드카드를 제외하고 준플레이오프 3경기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선취점을 내고 이겼다. 선취점 획득 팀의 승률은 83.3%이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기선제압을 강조했는데, 사령탑의 바람을 배정대가 이뤄냈다.
# 아들 생일날 등판한 고영표, 아버지의 힘으로!
KT 타선이 더 달아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영표의 호투는 이어졌다.
1회는 손아섭과 박민우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끝냈고, 2회에는 1사에서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후속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3회 2사가 되어서야 첫 피안타를 맞았다. 1번 손아섭에게 커브를 공략당해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박민우를 1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삭제했다.
4회는 다시 삼자범퇴. 박민우를 3루 땅볼, 마틴을 2루 땅볼, 권희동과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고영표에게 첫 위기는 5회였다. 선두타자 오영수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고영표는 침착했다. 서호철을 3루 땅볼로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아냈다. 이어 김형준 역시 3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요리했다.
6회도 힘겨웠다.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안타를 맞았다. 3루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였다. 황재균이 잡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 돌린 고영표는 김주원의 도루까지 잡아내며 주자를 지웠다. 그리고 박민우와 승부에서 볼넷을 내줬으나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닝을 지웠다.
고영표는 여기까지였다.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105개. 최고 138km 직구 44개, 커브 13개, 슬라이더 1개, 체인지업 47개 등을 던졌다.
이에 맞서는 태너 역시 잘 던졌다. 1회 무사 1, 2루 위기를 넘긴 뒤 2회 배정대에게 투런포를 맞아 일격을 당했지만 그 이후로는 호투를 펼쳤다.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아낸 태너는 4회 다시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문상철과 조용호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한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5회도 깔끔했다. 뜬공 2개와 삼진으로 이닝을 삭제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태너는 KT 중심타선을 잘 막아냈다. 알포드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박병호를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한 뒤 장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태너의 최종 성적을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105개. 최고 144km 직구 49개, 커브 8개, 슬라이더 14개, 체인지업 34개를 섞어 던졌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2경기 연속 부진했는데, 이날 가을야구 첫 호투를 펼쳤다.
# 문상철 2차전 스퀴즈 번트 실패 악몽, 홈런포로 설욕
2점의 아슬아슬한 리드에서 KT의 추가점이 터졌다. 2차전 9회말 무사 1, 2루에서 스퀴즈 번트에 실패했던 문상철이 주인공이었다. 작전 수행을 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날 홈런포로 설움을 지웠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연장까지 생각해서 낸 작전이었다. 문상철은 번트를 곧잘 대는 선수다. 그렇지 않았다면 작전도 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스퀴즈 번트 작전을 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2-0으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문상철은 바뀐 투수 김영규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130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05m였다. 문상철의 가을야구 2호 아치다.
문상철은 1차전에서 팀이 0-4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NC 에이스 에릭 페디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 지키기 나선 KT, 내야 호수비 퍼레이드
KT는 7회부터 선발 고영표를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지키기에 나섰다. 이번 이닝에선 수비가 빛났다. 1, 2차전에서 수비 실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아쉬움을 샀는데, 3차전은 아니었다.
바통을 이어 받은 손동현이 올라와 마틴을 상대했다. 마틴이 강한 타구를 날렸는데, 2루수 박경수가 다이빙캐치로 막아낸 뒤 1루로 뿌렸다.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 여러 차례 슈퍼 캐치를 선보이며 한국시리즈 MVP를 받은 바 있다. 이날도 베테랑다운 관록의 수비가 나왔다.
박경수에 이어 황재균도 좋은 수비를 했다. 황재균은 1, 2차전 모두 실책을 저질렀다. 특히 1차전에서는 자신의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져 어깨가 무거웠다. 이날은 달랐다. 권희동이 때린 타구는 다소 짧고 느리게 굴렀다. 마운드 왼쪽으로 향한 타구를 황재균이 달려나와 러닝스로우로 정확하게 1루로 뿌렸다. 좋은 수비가 연달아 나왔다.
KT는 8회 박영현(1이닝 무실점), 9회 마무리 김재윤을 올려 승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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