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무실점' 고영표, 벼랑끝 KT 구해냈다! 2연패→1승 기사회생... NC 최초 PS 10연승 무산 [PO3 창원 현장리뷰]

창원=양정웅 기자 2023. 11. 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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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창원=양정웅 기자]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2차전 KT 선발 고영표.
KT 배정대(가운데)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회 초 1사 1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린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T 문상철(오른쪽)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 초 솔로홈런을 터트린 후 최만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던 정규시즌 2위 KT 위즈가 반격에 성공했다. 벼랑 끝 상황이었지만 적지에서 소중한 1승을 거뒀다. 선발 고영표의 기적의 무실점 호투가 빛났고, 타선에서도 홈런 2방이 터지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KT는 2일 오후 6시 30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3차전(5전3선승제)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1, 2차전을 모두 패배한 후 첫 승을 거둔 KT는 이로써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이어지던 포스트시즌 3연패, 2020년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이어지던 플레이오프 3연패를 모두 끊어냈다.

NC는 지난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9연승을 질주 중이었다. 이는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앞서 해태 타이거즈가 지난 1987년 OB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를 4전 전승으로 이겼고, 1988년 빙그레 이글스와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까지 모두 이기면서 9연승을 달렸다. NC와 해태의 9연승 다음으로는 현대 유니콘스가 1998년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6차전을 이긴 후 2000년 삼성과 플레이오프를 4전 전승으로 끝냈고,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도 3차전까지 모두 이기면서 8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2015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부터 4연승을 달렸고, 이듬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NC를 상대로 4전 전승을 거두며 역시 8연승을 기록했다. 이어 두산은 2019년 키움과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2020년 KT와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한 차례 더 8연승 행진을 거뒀다.

NC 신민혁(오른쪽)이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후 울먹이고 있다.
그러나 '해태 왕조'를 넘어 역대 최초 포스트시즌 10연승에 도전하려던 NC의 꿈을 '해태 에이스' 출신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가 깨트리고 말았다. 앞선 2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내주며 어려운 출발을 보였던 KT는 이날 1회부터 상대를 흔들었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우중간 안타로 살아나갔고, 다음 타자 황재균마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며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알포드와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장성우도 아웃되면서 첫 기회는 무산됐다. 하지만 KT는 다음 공격에서 1사 후 조용호가 안타로 살아나갔고, 이후 1차전 만루홈런의 주인공 배정대가 왼쪽 관중석에 떨어지는 투런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고영표가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을 보여주면서 NC 타선을 제대로 요리했다. 1회부터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고영표는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 피안타 없이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3회 1사 후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노히트 행진이 깨진 고영표는 5회와 6회 각각 선두타자 오영수, 김주원에게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모두 산발타로 만든 고영표는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총 105구 중 73구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45%(47구)나 던지면서 헛스윙과 땅볼을 유도해냈다.

KT 박경수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회 말 제이슨 마틴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1루로 송구하고 있다.
KT는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4회 말 2아웃에서는 권희동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배정대가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잡아냈다. 투수가 손동현으로 바뀐 7회 말,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이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이때 베테랑 2루수 박경수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낸 뒤 정확한 송구로 마틴의 내야안타를 막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후속타자 권희동의 바운드 큰 느린 땅볼도 자칫하면 안타가 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달려나온 황재균이 글러브에 담은 후 재빨리 러닝 스로로 송구해 타자주자를 아웃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마운드와 수비에서 KT가 탄탄한 모습을 보이면서 NC는 앞서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 기간 보여줬던 활발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두타자가 출루에 성공하고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고, 도루를 실패하다가 아웃되는 경우(6회 김주원)도 있었다. 결국 NC는 3안타 2볼넷을 얻어내는 데 그쳤고, 그중 절반이 넘는 3개가 잔루가 됐다. 특히 2번 박민우부터 5번 권희동까지 중심타선이 8회까지 무안타로 침묵한 것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NC 선수단.
올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친 끝에 75승 67패 2무(승률 0.528),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NC는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5위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서호철의 그랜드슬램과 김형준의 멀티홈런으로 14-9 승리를 거두며 한판으로 시리즈를 끝냈다. 이어 SSG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8회 대타 김성욱의 결승 투런포로 4-3 승리를 올렸고, 2차전 역시 손아섭과 박건우의 맹활약 속에 7-3으로 이겼다. 이어 무대를 창원NC파크로 옮겨 치른 3차전에서는 3-0으로 앞서던 2회 초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3-5 역전을 내줬지만, 2회 말 마틴의 결승 3점 홈런이 터지면서 7-6으로 승리하며 3전 전승을 거뒀다.

장소를 수원으로 옮겨 치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NC는 1회 초 마틴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고, 2회 초에는 오영수가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3회 초 2점을 추가한 NC는 결국 '무패 승률왕' 윌리엄 쿠에바스를 마운드에서 조기 강판시켰다. 4회에만 4득점을 올린 NC는 '20승 투수' 에릭 페디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1차전을 9-5 승리로 장식했다. 2차전에서도 1회 초부터 박건우의 선제 투런포로 4경기 연속 1회 득점에 성공한 NC는 3회 초 선두타자 김주원의 3루타에 이어 손아섭의 땅볼을 1루수 박병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선발 신민혁이 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7회 올라온 류진욱이 1사 1, 2루를 병살로 삭제하며 고비를 넘겼다. 8회 오윤석의 희생플라이와 김상수의 적시타로 2점을 내준 NC는 9회 말 무사 1, 3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2사 후 김주원의 그림 같은 호수비가 나오면서 결국 3-2 승리를 거뒀다.

KT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T는 올해 정규시즌 79승 62패 3무(승률 0.560)를 기록하며 1위 LG 트윈스와 6.5경기, 3위 SSG 랜더스와 3경기 차 2위로 마무리했다. KT는 지난 2020년 2위로 마감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승 3패로 패배했다. 이어 2021년에는 순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4전 전승으로 꺾고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률이 같았던 키움 히어로즈와 상대 전적(7승 8패 1무)에서 밀리면서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5차전 승부 끝에 키움에 패배하고 말았다. 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는 20일의 경기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1차전을 패배했지만, 그나마 9회 말 배정대가 상대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타격감 회복에 희망을 걸게 됐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좀처럼 타선이 힘을 내지 못했고, 8회 말 2점을 따라갔지만 9회 결정적인 찬스를 잡고도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마지막 행운의 안타가 될 수 있던 타구가 불운하게도 상대 유격수의 호수비로 아웃되면서 KT는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그러면서 KT는 첫 2경기를 모두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KT 배정대가 지난달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만루포를 터트린 뒤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
NC 강인권 감독이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을 공개하고 있다.
NC는 3차전에서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근 무릎 통증과 감기 몸살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박건우가 지명타자로 이동했고, 손아섭이 우익수 수비에 나선다. 또한 사이드암 고영표를 맞이해 좌타자 오영수가 6번 타순으로 올라갔다. 강인권 NC 감독은 "(박건우는) 지금 여기저기 몸이 안 좋은 상태다.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감기도 왔다. 그래서 오늘은 손아섭이 수비를 먼저 나가고, 박건우는 지명타자로 활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이어 "수원 마지막 경기(2차전)에는 원래 박건우가 지명타자를 내보내려고 했는데, 손아섭이 구장에 따라서 수비에서 어려움이 있는 곳이 있다. 그래서 그 부분에서는 박건우가 희생했다. 오늘은 아무래도 홈 구장이니까 손아섭이 좀 더 편하게 수비할 수 있는 환경이라 박건우를 지명타자를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영수와 서호철의 타순 변화에 대해서는 "고영표가 우타자(0.247)보다는 좌타자(0.286)한테 피안타율이 높은 걸 고려했다. 서호철이 컨디션 그래프가 내려가서 오영수와 교체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마틴이 좀 그래프가 좀 올라가야 될 것 같다"면서 "오늘은 마틴이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태너 털리. /사진=NC 다이노스
NC의 3차전 선발은 태너 털리다. 태너는 지난 8월 테일러 와이드너(삼성 이적)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시즌 11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5승 2패 평균자책점 2.92의 성적을 거뒀다. 64⅔이닝 동안 13개의 볼넷을 내주며 9이닝당 1.81볼넷을 기록하는 등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피안타율 0.236, OPS 0.61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10 등 세부적으로 봐도 좋은 기록을 냈다. 다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4이닝 7피안타 5실점,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2이닝 5피안타 5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투수가 되진 않았지만 감독의 시름을 깊어지게 만드는 투구였다. 강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빠른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잡으러 들어가는 공들이 안타 비율이 높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은 커맨드가 잘 되느냐가 제일 중요할 걸로 보여진다. 자기가 제일 잘 던지는 슬라이더를 어떻게 원하는 곳에 던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KT 상대로는 정규 시즌에서 1경기에 선발로 나와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다. KT 타자 중에서는 장성우가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로 공략을 잘했고, 알포드와 김민혁도 각각 2루타를 터트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의 라인업으로 나선다. 2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이고, 1차전과 비교해도 문상철과 조용호의 타순만 바뀌었을 뿐 큰 틀에서 변화는 없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넣으려고 생각해도 있는 선수가 그렇게 있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오늘 치는 걸 보니까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리드를 하고 가면 좋겠는데, 자꾸 초반에 점수를 주고 따라가다 보니까 조금 급한 면도 있다"며 "그래서 2패를 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상대 선발 태너에 대해서는 "시즌 때보다 제구가 안 되면서 몰리면서 실투가 많더라"며 "우리와 1경기밖에 안 했기 때문에 그걸 믿고 하는 것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잘 쳐야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KT 선발 고영표. /사진=KT 위즈
3차전 KT의 선발투수로 나서는 사이드암 고영표는 올해 정규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의 성적을 올렸다. 174⅔이닝 동안 안타는 181개를 맞았지만 삼진 114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19개만을 내줬다. 9이닝당 볼넷은 단 0.98개로, 이는 역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활약한 고영표는 군 전역 후 2021시즌 26경기에서 완봉승 한 차례를 포함해 11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2.92로 좋은 기록을 내며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도 선발됐고,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서도 불펜으로 3경기에서 2홀드를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2⅓이닝 6피안타(1홈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올해 NC전에서는 4경기에 등판, 2승 1패 평균자책점 3.55의 상대전적을 거뒀다. 승운은 좋았지만 상대 피안타율이 0.343이나 되는 등(시즌 0.269) 공략당하는 모습이 보여졌다. NC 타자 중에는 박민우가 13타수 9안타(타율 0.692) 3타점, 박건우가 13타수 8안타(타율 0.615) 1홈런 3타점으로 고영표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고, 오영수도 6타수 3안타(타율 0.500)으로 공략에 성공했다. 반면 유격수 김주원을 상대로는 11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 감독은 "이전까지 괜찮았다. 좋지 않겠는가"라며 기대감을 표시했고, "(NC전에서) 괜찮았고 잘 던졌다. 거의 완벽하게 던진 적도 있었다. 1, 2, 3번 타순에 맞고 이후 최대한 버텼다"고 분석했다.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루쪽 NC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플레이오프 3차전은 오후 2시 21분경 티켓 1만 7400장이 모두 매진됐다고 한다. 올해 포스트시즌 누적 관중은 12만 319명이 됐다. 경기 시작 4시간 여를 앞두고 모든 표가 팔리면서 올해 KBO 포스트시즌 2번째 매진 기록을 만들게 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NC의 2023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티켓 2만 2500장이 모두 팔려나가며 첫 매진을 기록했다. 이후 한끗 차이로 만원 관중에 실패했지만, 결국 올해 포스트시즌 7경기 만에 두 번째 매진을 기록하게 됐다. 또한 지난 2019년 창원NC파크 개장 후 5번째 매진 기록이었다. 앞서 2019년 3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 그리고 그해 4월 13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당시 기준 2만 1112석이 모두 팔렸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한동안 만원 관중 기록이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9월 9일 롯데전 더블헤더 2차전과 10월 15일 삼성전에서 정규시즌 기준 1만 7861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지난달 19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티켓 1만 2299장이 팔렸고, 준플레이오프 3차전(10월 25일) 역시 1만 6649장이 팔리면서 751장 차이로 매진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창원NC파크 역사상 3번째 가을야구 경기에서 결국 매진을 달성했다.
밴드 노브레인이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 시작 전 시구 행사를 진행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NC는 3차전 시구자로 밴드 노브레인을 선정했다. 지난 1996년 결성된 노브레인은 한국 록을 대표하는 밴드로, '그것이 젊음', '넌 내게 반했어' 등의 히트곡을 보유한 인기 그룹이다. 노브레인의 노래는 스포츠 경기에서도 응원가로 많이 쓰이는 가운데, NC의 대표적인 응원가인 '마산 스트리트(Come on Come on 마산스트리트여)'의 원곡자이기도 하다.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 씨는 마산 출신으로 지난 2017년 8월 마산야구장에서 특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 씨는 구단을 통해 "마산 출신으로 그리고 마산 스트리트를 만든 입장에서 NC 다이노스는 내게 유독 특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NC의 광팬이신 아버지께서 시구를 한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셨다. 시구를 통해 효자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 NC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리드 잡으면 좋겠다" 이강철 감독 바람 드디어 이뤄졌다, 배정대 2회 선제 투런포 폭발
NC 태너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회 초 연속 안타를 맞은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NC 선발 태너는 첫 이닝부터 아슬아슬한 투구를 펼쳤다. 1번 김상수를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던지다 통타당해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 이어 다음 타자 황재균을 상대로도 풀카운트에서 2번의 파울이 나오는 등 긴 승부가 나왔고, 결국 8구 만에 우익수 옆 안타를 허용하며 시작과 함께 무사 1, 3루라는 대형 위기에 몰렸다. 투구를 가다듬은 태너는 3번 알포드를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진 후 스트라이크를 연달아 던지면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태너는 지난해 홈런왕(31개) 박병호마저 유인구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아낸 태너는 5번 장성우마저 1구 만에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1회 초를 마감했다.

이에 맞선 KT 선발 고영표는 1회부터 깔끔한 피칭을 보여줬다. 올해 타격왕(0.339) 손아섭을 상대로 4번의 커트를 당하면서도 결국 6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고영표는 2번 박민우도 바깥쪽으로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방망이질을 유도해 삼진을 솎아냈다. 박건우를 상대로는 볼 2개를 먼저 던졌지만 곧바로 스트라이크 2개를 꽂았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변화구를 통해 유격수 땅볼을 만들면서 삼자범퇴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여줬다.

KT 배정대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회 초 1사 1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KT 배정대(가운데)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회 초 1사 1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린 후 축하를 받고 있다.
1회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던 KT는 2회 드디어 선취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문상철이 5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7번 조용호가 태너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옆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리며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등장한 배정대가 초구 속구를 파울로 만든 뒤, 다음 공으로 들어온 가운데 낮은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퍼올렸다.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좌익수 권희동이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지는 비거리 115m의 투런 홈런이 됐다. 이는 2014년 프로에 입문한 배정대의 통산 3번째 포스트시즌 홈런이자 지난 1차전 9회 말 이용찬을 상대로 터트린 그랜드슬램 이후 3일 만에 나온 대포였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배정대는 배트를 들고 타구를 지켜보며 천천히 1루 베이스로 향했다. "리드를 하고 가면 좋겠다"던 이강철 감독의 바람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태너는 9번 박경수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낸 뒤, 김상수도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은 기록하지 않았다.
고영표 춤추는 체인지업, '6경기 44득점 7홈런' NC 타선 무력화... 수비까지 도와줬다
KT 고영표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회 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타선의 득점지원을 받은 KT 선발 고영표는 더욱 무르익은 투구를 선보였다. 2회 말 선두타자 마틴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고영표는 5번 권희동과 무려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오영수에게 1루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 권희동을 2루에서 잡아낸 고영표는 7번 서호철을 2루수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 3회 말에는 김형준을 상대로 직구 2개로 카운트를 잡고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만들었고, 김주원을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통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첫 9타자를 상대로 안타를 내주지 않았던 고영표는 손아섭에게 커브를 던지다 중견수 앞 안타를 맞으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영표에게 시즌 중 강했던 박민우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무실점 행진이 이어지게 됐다.

4회 박건우-마틴-권희동의 클린업트리오를 각각 3루수 땅볼, 2루수 땅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고영표는 또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 선두타자 오영수에게 중견수 쪽 안타를 맞긴 했으나 다음 타자 서호철의 3루수 땅볼 때 1루 주자를 아웃시켰고, 8번 김형준이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면서 고영표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KT 고영표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회 말을 끝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고 있다.
고영표는 6회에도 첫 타자 김주원에게 3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손아섭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박민우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던 김주원을 포수 장성우가 완벽한 송구로 잡아냈다. 박민우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고영표는 3번 박건우를 6구 승부 끝에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요건까지 충족시켰다.

KT는 7회부터 투수를 손동현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시작된 7회 말은 호수비의 향연이었다. 손동현이 상대한 첫 타자 마틴이 중견수 앞으로 빠질 듯한 타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2루수 박경수가 타구가 가는 길을 읽고 몸을 날려 잡아낸 뒤 정확한 송구로 내야안타를 막았다. 3점 차였기에 선두타자가 나간다면 위험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어 다음 타자 권희동의 바운드 큰 느린 땅볼도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내야안타가 될 수 있었지만, 황재균이 러닝 스로로 권희동을 1루에서 아웃시켰다.

NC는 이날 8회까지 무안타로 침묵하던 박민우가 9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안타를 터트리며 마지막 불씨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결국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경기를 그대로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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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오프 향후 일정

- 11월 3일 오후 6시 30분 : 플레이오프 4차전 (창원 NC파크)

- 11월 4일 : 이동일

- 11월 5일 오후 2시 : 플레이오프 5차전 (수원 KT위즈파크), 4차전 KT 승리시 거행
◆ 2023 KBO 포스트시즌 관중 현황(11월 2일 기준)

- 10월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창원) - 1만 2299명/1만 2299명

- 10월 22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인천)- 2만 2500명*/3만 4799명

- 10월 23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인천) - 1만 9777명/5만 4576명

- 10월 25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창원)- 1만 6649명/7만 1225명

- 10월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수원) - 1만 6241명/8만 7466명

- 10월 31일 플레이오프 2차전(수원) - 1만 5453명/10만 2919명

- 11월 2일 플레이오프 3차전(창원) - 1만 7400명*/12만 319명

- 숫자는 경기 관중 / 누적 관중. *는 매진. 창원NC파크 1만 7400석 /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1만 7600석 / 인천 SSG 랜더스필드 2만 2500석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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