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남은 ‘비대면 진료’…의료·영양제 상담으로 생존 발버둥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11. 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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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에 막힌 비대면 진료
한달에 3건으로 사실상 휴업
닥터나우, hy와 맞춤 서비스
나만의닥터, 마크로젠과 협업
굿닥, 병원 진료 예약 서비스
코로나 당시 비대면 진료 [사진 = 연합뉴스]
국내 비대면진료가 각종 규제들이 더해진 제한적 시범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빈 껍데기만 남게 된 가운데 제도 정착에 힘써온 플랫폼 업체들이 다른 영역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전문의 추천을 기반으로 한 영양제 정기 구독, 실시간 무료 의료상담, 유전자 검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국회의 미온적 태도로 비대면진료는 막혔지만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2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섬·벽지 거주자, 만 65세이상 거동불편자, 장애인 등 예외적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비대면진료는 지난 9월 들어 일평균 3건 이내로 줄어들었다. 이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월(일평균 3290건)과 비교했을 때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유행 3년간 전면적으로 실시해온 비대면진료를 종료하고 6월 1일부로 제한적 자격을 갖춘 사람에 한해서만 허용키로 하면서 이용자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비대면진료가 유명무실해지면서 플랫폼들은 또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닥터나우의 실시간 의료 상담이 대표적이다. 실시간 의료 상담은 이용자가 닥터나우 플랫폼에 건강과 관련된 질문을 올리면 의료진이 5분 내로 답을 달아주는 서비스다. 야간, 휴일 등에 상관없이 24시간 365일 언제든 무료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감기, 피부질환, 만성질환, 정신건강 등 14가지 증상과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비뇨의학과 등 20개 진료과목에 대해 문의할 수 있다.

닥터나우가 주목받는 비결은 나에게 꼭 필요한 의료 지식을 정확히 알려준다는 데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 검증되지 않은 건강 정보들이 난무하면서 신뢰성을 담보한 의료진의 코멘트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닥터나우는 이런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그동안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긴밀히 쌓아온 의료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담 서비스를 출시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최근 들어 문의 건수가 20만건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카테고리별로는 여성질환과 정신건강, 코로나19 치료 등과 관련한 질문들이 상위에 올라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국야쿠르트와 함께 개인 맞춤형 영양제 구독 브랜드인 ‘닥터잇츠’를 론칭했다. 닥터잇츠는 이용자가 의사와의 일대일 상담을 통해 영양제를 추전받고 이를 정기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 전문의가 소분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직접 관여하는 건 이번이 첫 시도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이 이용자의 생활습관과 건강 상태, 건강에 대한 고민 등을 듣고 꼭 필요한 건기식을 제안하는 형태”라며 “증상별, 상황별 특화 제품을 추가하는 등 향후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플랫폼인 나만의닥터는 지난 9월 마크로젠과 손잡고 DTC(Direct-To-Consumer·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일 오후 1시에 체중, 수면, 피부, 탈모 등 4가지 분야와 관련된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개인을 넘어서서 의료기관용 질병 예측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연계할 예정이다.

나만의닥터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 3주 만에 누적 참여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며 “이외에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한 만보기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이 역시 최근 100%이상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면진료 중개서비스도 출시했다. 대면진료 중개서비스란 병원의 진료 예약을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나만의닥터에 따르면 매주 160%씩 이용자가 늘고 있다. 특히 나만의닥터의 대면진료 중개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로는 비급여 제품의 가격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나만의닥터 관계자는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백신 가격을 플랫폼에선 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하게 접종받길 원하는 분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특히 최근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독감 백신을 맞기 위해 예약하는 사람들이 매주 평균 40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굿닥은 병원 접수, 예약 등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제휴 의료기관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굿닥에 따르면 지난 10월 병원 접수 서비스 이용자는 전월 동기보다 69% 증가했다. 현재 월평균 이용자 수는 150만명가량이다. 굿닥 관계자는 “의료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10여년간 꾸준히 활동해온 만큼 병원과 약국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힘써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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