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멀리서부터 '쌩'…흉기로 변한 자전거의 아찔한 질주
자전거 사고, 매년 수천 건씩 발생하고 숨지는 사람도 1백 명 가까이 됩니다. 현장에 나가보면 제한 속도 무시하고 빠르게 내달리는 자전거 때문에 아찔한 상황이 많습니다.
밀착 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전거가 빠르게 달려옵니다.
왼쪽에서 나오던 자전거와 부딪쳐 뒤집힙니다.
두 운전자 모두 쓰러진 채 움직이지 못합니다.
[우정민/자전거 사고 목격자 : 피가 상당히 많이 흘렀었거든요. '내가 알아서 피해 가면 되지'라고 생각을 하시는데 속력이 빠르다 보면 반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이렇게 자전거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곳은 서울 남산공원 둘레길입니다.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곳인데요. 그런데 길 한 쪽에 자전거 운행 속도를 시속 20km로 제한한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자전거들이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립니다.
[윤금자/서울 상계동 : 속력을 줄이지 않고 내려오니까 자꾸 뒤돌아보게 되죠.]
제한속도는 이미 훌쩍 넘었습니다.
[엄달섭/버스 기사 : (자전거가) 위험 요소의 하나거든요. 간격을 어느 정도 떨어뜨리고 천천히 내려가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과속 운전을 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김경수/서울 중계동 : '다운힐(내리막길)은 정승처럼' 본인들이 지키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 거고.]
사람도 자전거도 많은 한강공원은 더 불안합니다.
제 뒤에 있는 이 도로는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아닙니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함께 다니는 겸용 도로입니다. 그래서 보행자, 자전거가 뒤엉켜 위험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하는데, 직접 지켜보겠습니다.
길을 건너려는데 자전거가 바로 앞에서 지나갑니다.
[자전거 운전자 : {(사람들) 사이로 쏙 지나가시더라고요.} '따르릉' 하면서 지나갔잖아요. 속도가 별로 안 나는 거라 언제든 멈출 수 있어요.]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유준/서울 신림동 : 깜짝 놀랐어요. 거의 오토바이처럼 지나가버리던데.]
횡단보도에선 자전거가 우선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30분 동안 그런 자전거는 없었습니다.
[자전거 운전자 : 멀리서 봤는데 사람이 없어서 그냥 지나가려고… {우선 멈춤이라고 쓰여 있고, 불도 들어오거든요.} 크게 인지 못 했던 것 같아요.]
사람이 길을 건너오면 불이 켜지고 알림음이 들립니다.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에게 서로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건데요. 알림음 소리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경고의 의미가 잘 전달될지 의문입니다.
[이시연/경기 구리시 교문2동 : 뭐지? 뭔 소리지, 이게? (자전거 주의하라는) 표지판 같은 걸 써놨으면 좋겠어요.]
자전거 교통사고는 매년 5000건이 넘습니다.
숨진 사람도 100명 가까이 됩니다.
잠깐의 질주, 물론 즐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칫하면 나에게도 남에게도 위험할 수 있단 걸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영상디자인 조성혜 / 취재지원 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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