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훈 감독의 가장 사적인 영화…'약속'의 관람포인트 세 가지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충무로의 시네아스트 민병훈의 열한 번째 장편영화 '약속'(Promise)이 지난 1일 개봉한 가운데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기는 관람 포인트를 공개한다.
'약속'은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을 만든 민병훈 감독이 엄마와 헤어지게 된 아들 시우와 자신의 일 년여의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담은 이터널 힐링시네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되어 "선물 같은, 보물 같은 영화", "정말 위로받고 나도 잘 슬퍼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자연과 대화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영화" 등 관객들의 따뜻한 감상과 함께 호평받았다. 특히 '약속'은 시네아스트 민병훈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전 세대의 공감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 '어린이 시인' 민시우가 천국의 엄마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약속'은 천국의 엄마에게 보내는 아홉 살 소년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러브레터이자, 영원한 만남을 약속하는 이터널 힐링시네마로, 지난 8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시 쓰는 제주소년' 민시우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영화는 1년 뒤, 엄마가 있는 곳에 가자는 '아빠'와 '시우'의 약속에서부터 출발한다. '아빠'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시우'에게 상처가 될까 봐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에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라는 엄마의 약속을 '시우'에게 대신 전달해 주었고, 시간이 조금 흘러 '아빠'는 1년 뒤 엄마의 무덤에 처음으로 함께 다녀오자고 '시우'와 약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는 우연히 '시우'가 연습장에 적은 시 '슬픈 비'를 읽게 되고, 자신의 슬픈 마음을 내리는 비에 투영한 '슬픈 비'를 통해 깊은 생각에 빠진다. 그리고 '시우'에게 엄마가 있는 곳에 가기로 한 약속의 날까지 주어진 1년여의 시간 동안, 매일 밤 엄마에 대한 기억을 함께 되짚으며, 하느님 옆에 계실 엄마에게 편지를 띄우고 기도도 올리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시우의 러브레터가 시작된다.
◆ 시네아스트 민병훈의 첫 번째 사적 다큐멘터리
민병훈 감독은 극영화로 시작해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미디어아트를 넘나들며 꾸준히 자신의 영화적 영토와 작가주의 세계를 확장해 온 시네아스트다.
1998년 동대학에서 함께 수학한 잠쉐드 우스마노프 감독과 공동 연출한 '벌이 날다'로 데뷔해,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 3관왕(대상, 비평가상, 관객상), 그리스 테살로니키국제영화제 은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25년간 영화를 향한 구도의 시선으로 '영원'을 탐구해 온 민병훈 감독은 '두려움에 관한 3부작', '생명에 관한 3부작'에 이은 '약속에 관한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약속'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약속'은 사랑하는 이의 상실에 대한 깊은 슬픔과 고요한 애도를 재료로 한만큼,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서사와 감정의 파고를 담은 작품이다. 특히 그 지점이 그가 올곧게 지향해 온 작가주의 영화로서의 진입 장벽을 허물며, 대중과 보다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아름다운 시, 제주 사계 풍광을 눈부시게 담은 힐링시네마
'약속'은 주인공 '시우'의 시와 제주 사계 풍광을 눈부시게 담은 촬영과 연출을 통해 깊은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슬픈 비'를 포함해 본편에 삽입된 23편의 시를 통해 영화 '약속' 뼈대를 완성했다고 밝힌 민병훈 감독은 "영화가 다큐멘터리이다 보니 극적 구성이기보다는 자연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시를 통해 감동적으로 읽히길 원했다. 죽음을 묘사한 영화들은 많지만 죽음을 통해 현실을 견뎌내고 애도하는 영화는 많지 않았던 것도 이 작품을 기획하고 만들었던 동기"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영화 속에 담긴 숭고한 자연경관은 무한한 생명력과 역동성, 리듬감이 두루 담긴 자연의 스펙터클을 형성하고, 이는 관객에게 극장에서 만끽할 수 있는 감정의 미장센과 최대치의 힐링을 선사한다. 또한 아름다운 제주 자연은 극 중 주인공 '시우'의 시와 어우러져 빛을 발하고, 아홉 살 소년이 천국의 엄마를 생각하며 눌러쓴 시들의 배경이 되어 정서적 감흥을 높인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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