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향에 '추석 현수막' 건 인권위 상임위원‥인권단체가 '직무유기' 혐의 고발
[뉴스데스크]
◀ 앵커 ▶
국가인권위원회 김용원 상임위원이 오늘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됐습니다.
고향에 명절 인사 현수막을 내걸고, 휴가 내서 고향의 지역축제에도 달려가면서 정작, 자신이 맡은 인권위 소위원회는 석 달 넘게 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3일, 부산 영도의 한 지역 축제 개막식에서 내빈으로 소개받은 한 남성.
연가를 내고 고향 행사에 참석한 국가인권위원회 김용원 상임위원입니다.
앞서 추석을 즈음해선 얼굴과 직위가 선명한 '명절 인사' 현수막을 영도구 일대에 내걸기도 했습니다.
김 상임위원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부터 고향인 이 지역에서 세 차례 출마했습니다.
따라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얼굴 알리기'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권위 내부 게시판에는 "시시한 인권위원은 던져 버리고 영도구에서 국민의 머슴으로 새출발하라"며 꼬집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사적 이익을 위해 위원회의 명칭이나 자신의 직위를 공표·게시해서는 안 된다'는 인권위 공무원행동강령을 인용한 댓글도 붙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 속에 김 상임위원이 맡고 있는 인권위 침해구제1위원회는 지난 8월1일 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문을 닫았습니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오늘 김 상임위원을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김원규 변호사/고발 대리인] "지금 이제 90일이 넘게,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간을 초과해서 직무를 지금 하고 있지 않잖아요.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좌시하면 안 되는.."
김 상임위원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송두환 인권위원장이 합당한 나의 인사 조치 요구를 거부하고 있어, 소위 회의를 열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용원/인권위 상임위원] "(인권위) 진정 사건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보다는 훨씬 정도가 덜한 사건들에 관한 것이고 구제 절차에서 인정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란 말이에요. 몇 달 늦어지는 게 뭘 대수로운 일이에요."
'정치적 행보' 논란에 대해선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고향 주민들에게 인사한 게 뭐가 문제냐"면서도 목적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김용원/인권위 상임위원] "(현수막은 어떤 목적으로 다신 거예요?) 목적까지 내가 왜 이야기를 하죠? 사생활에 관한 거잖아요."
차관급 상임위원의 '돌출 언행'이 인권위의 존립 근거마저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주민 의원/국회 운영위] "(인권위는) 인권과 헌법적 가치에 따라서 운영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당의 정치적 색깔 또는 명분을 쫓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게 인권위의 운영을 좀 어렵게.."
김 상임위원의 침해구제1위원회에는 인권 침해 진정 218건이 잠들어 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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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위동원/영상편집: 권나연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9759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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