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컴백에 "결국 윤심 100%" vs "실세형 인재영입위원장" 득실 양론
19일 만 인재영입위원장 임명돼…영입 총괄
與 "업무연속성, 소통능력 필요…성과 봐달라"
非尹 "사람없나" "전국 총선 강서 선거판 만드나"
"영입인재엔 얼굴마담보단 실세가 가야" 반론도
'친윤(親윤석열)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사무총장직을 사퇴한 지 19일 만에 총선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당 최일선에 복귀했다. 당 지도부 측은 "비판이 나올 것은 충분히 감안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윤(非尹) 인사들이 비판 기세를 올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실세형 인재영입위원장'의 등장으로 실무적인 득실(得失)을 따져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친이준석계 김웅 의원이 "혁신위는 통합을 외치면서 인재영입은 '친윤 감별사'에 맡긴다면 둘 중 하나는 거짓…유권자 우롱"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질문에 "비판이 나올 건 충분히 감안했다"며 "최종적인 인재영입 결과로 여러분께 평가받겠다"고 답변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총선에 (당이) 얼마나 더 국민들께 감동을 주고 국회를 좀 더 발전시킬 분들을 영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이해해달라"며 "이 의원이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인재영입 활동을 오래 전부터 계속해왔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 등을 감안했다"고 부연했다. 또 친윤 실세들이 공천을 결국 주도할 것이란 비판에 "이철규 위원장도 활동하면서 그런 점을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장동혁 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YTN '뉴스앤이슈'에서 '돌고 돌아 윤핵관'이란 지적에 "그런 시선도 있겠지만 인재영입위원장이야말로 총선에 있어서 국민들이 원하는 참신한 인재를 영입할 능력을 갖추고 소통능력이 있어야 된다"며 "단순한 상징성만 갖는 게 아니라 성과를 낼 수 있어야하는데 이 위원장은 사무총장으로 인재영입이나 총선의 여러 밑그림을 그려왔다"면서 "적재적소에 딱 맞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윤 측에선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이준석 전 당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임명직 당직자 사퇴한다더니 다시 슬그머니 한달도 안 돼서 들어오는 거보니 첫째로 '사람이 없군', 둘째로 '먹고 살만해졌다고 생각하나 보군', 셋째로 '역시 노답' 3가지"라며 "'여당 프리미엄'으로 꽃가루를 날리고 폭죽 터뜨려도 모자랄 판에 고추가루를 날리고 있다. 오늘 인선 보고 대부분 그저 오만과 편견에 갇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이준석계 허은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으로 "이러고서 무슨 총선을 치르냐"고 가세했다. 그는 "기어이 '아내의 유혹'(드라마)을 찍어버리신다. '점 하나 찍고 돌아온다고 국민들이 믿어주시겠냐'고 했던 제 말을 이렇게 현실화한다"며 "방송에 나갈 때마다 '지도부 교체가 능사는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번 인사를 보니 김기현 대표 내려오셔야 할 것 같다. '대통령께 할 말 하겠다'는 다짐은 커녕 최소한 국민 눈치도 못 보는 인식"이라고 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의 지난 8월 "(배에)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는 발언을 상기시키며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尹心)'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가장 중요한 당직인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다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 의원을 보름여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올린다는 건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은 전국이 강서구청장 선거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KBC광주방송 '박영환의 시사1번지'에서 보수 측 패널로 출연한 평론가 겸 정치컨설턴트 윤주진 '퍼블리커스'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을 향한 '친명(親이재명)기획단' 논란과 아울러 평가했다. 그는 "친명 기획단이란 표현이 나쁘지 않다. 이재명 당대표가 어쨌든 강서구청장 보선, (체포동의안) 가결, (구속영장)기각 등 정치적 과정으로 리더십은 확고해졌고 그것에 맞게 기획단이 출범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지금 어쨌든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고, 대통령이나 대통령실과 관계 또는 협업을 무시하는 것 자체가 여당으로서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비교했다. 다만 "이철규 전 사무총장 대신 정말 좀 더 국민께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분이 됐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에 동의한다"며 "지난 보선 이후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이 다시 당의 요직을 맡게 되는 자체가 당연히 당으로선 부담스러운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실무적'인 측면을 들어 "인재영입위원장이 정말 그립을 잘 행사해왔냐면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그냥 (영입인재와) 같이 꽃다발, 당원증 들고 사진 찍어주는 분에 불과한 정치현실이 있었다. '내가 이 당에 인재로 영입이 될지 말지'를 고민하는 분 입장에선 '어떤 사람이 내게 영입제안을 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인데, 누가 봐도 '얼굴마담' 정도 되는 분이 돼달라면 생업을 포기하고 들어오겠나"라고 반문했다.
윤주진 대표는 "'당이랑 소통이 되고 용산과도 공감될 것 같다'는 정도의 분이 와야만 실은 국민의힘이 진짜 인재다운 인재를 포섭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의 최근 당내 비판에 관해선 "정말 자신의 의견을 경청해주기 바라는지"라며 "계속 발언수위가 높아지고 때로는 '방송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표현'까지 쓴다는 건 결국 '걷어차주길 바라는' 속내 같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가 정치적 책임이 막중해지는 '신당 창당'보단 서울 노원병 대신 '대구 무소속 단신 출마' 시나리오를 위한 전략적 포석을 두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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