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연장 수순…다음주 초 발표할 듯(종합)

이재영 2023. 11. 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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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장관 "소상공인 만족할 일회용품 규제 마련"
개인 운영 소규모 카페서 소상공인들과 간담회…"현장서 이행 가능해야"
일회용품 규제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한화진 환경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이 2일 서울 양천구 한 카페에서 열린 일회용품 규제 관련 간담회에서 참석자 의견을 듣고 있다. 2023.11.2. jylee24@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일회용품 규제와 관련해 소상공인도 만족할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4일 시행된 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연장을 시사한 것이다.

계도기간 연장은 이르면 다음 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양천구 한 카페를 찾아 일회용품 규제와 관련해 카페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베트남 환경장관회의 참석 후 귀국하자마자 현장을 찾은 것이다.

한 장관이 찾은 카페는 아파트단지 인근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업장이다.

개인 운영 소규모 카페는 일회용품 규제에 가장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이다.

한 장관은 "아무리 잘 만든 정책이라도 현장 이해관계자가 이행할 수 있어야 정책 목표가 실현될 수 있다"라면서 "소상공인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정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계도기간 연장'을 전제로 현재 자체적으로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다시 종이컵을 사용할 가능성을 프랜차이즈 측 참석자에게 묻기도 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계도기간이 연장돼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답했다.

계도기간 연장 여부 발표 시점을 묻자 한 장관은 "조만간"이라면서 "다음 주 초에는 발표해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계도기간 종료 예정일까지 20여일밖에 남지 않아 발표가 이미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라면서 "규제를 이행하려야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간담회가 열린 카페 사장은 "스테인리스 빨대를 써보려고 준비했는데 실제 써보니 상당히 번거로웠다"라면서 "젊은 분들은 스테인리스 빨대를 잘 받아들이시는데 40~50대분들은 어색해하시면서 위생을 걱정해 플라스틱 빨대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빨대' 가격이 플라스틱 빨대 2배 이상이라 부담이라고도 했다.

플라스틱 빨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일회용품 규제와 관련한 소상공인 간담회가 열린 서울 양천구 한 카페에 플라스틱 빨대와 스테인리스 빨대가 함께 놓여있다. 2023.11.2. jylee24@yna.co.kr

카페 인근 칼국숫집 사장은 "유리컵을 사용하면 손님들에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우리도 좋다"라면서 컵 세척 등 일이 늘어나도 직원을 구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식기세척기를 갖추려해도 이미 운영 중인 가게에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다"라고 부연했다.

일회용품 규제에 대한 불만이 소상공인들에 표출되는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청도 나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언젠가는 일회용품 규제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소상공인에게 어떤 지원을 하면 (규제를) 시행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하라고 하면 할 수밖에 없는데 규제 때문에 불편을 느끼는 분들의 민원까지 다 받아야 한다"라면서 "그런 데서 오는 심리적 타격이 굉장히 크다"라고 주장했다.

'식당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사용 금지', '식당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편의점에서 일회용 봉지 사용 금지' 등 작년 11월 24일 시행된 일회용품 규제의 1년 계도기간이 곧 종료될 예정이다.

소상공인들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계도기간 연장이나 규제 철회를 요구한다.

반면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일 대안 없이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규제를 유명무실화하고 추후 시행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구속력 있는 협약을 준비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플라스틱 다생산·소비 국가인 한국이 관련 정책을 후퇴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강화로 소상공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돼 간담회를 열었다"며 "소상공인 건의 사항을 토대로 일회용품 감량 목표는 달성하면서 소상공인 부담은 완화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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