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 있고 친근하게… 팝아트, 전통과 만나다

김신성 2023. 11. 2. 19: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카르텔'이란 일정 세력이 자신들의 공동이익을 위해 담합하는 것을 말한다.

'취향의 카르텔'전은 대중적 인기와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팝아트가 우리 전통문화와 손잡고 한국적인, K아트(ART)의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면서 그 지평의 무한확대를 꾀한다.

다섯 작가는 '카르텔'이라는 주제를 통해 전통 예술의 가치를 특유의 위트와 유머로 재해석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우수갤러리 ‘취향의 카르텔’전
김세연·박종희·심재담·이지훈·HONG
5명의 젊은 작가들 뭉쳐 도발 시도
다양한 형태의 인간군상·사물 결합
로봇 캐릭터, 단청무늬 속에서 부활
익숙한 인물 패러디 권위 재해석도
K아트 가능성 입증… 무한확대 꾀해
‘카르텔’이란 일정 세력이 자신들의 공동이익을 위해 담합하는 것을 말한다. 미술계에서는 배타적 담합이나 집단이익뿐 아니라 창작정신을 지배하는 연합의 뜻까지 품고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기도 한다. 김세연, 박종희, 심재담, 이지훈, HONG 등 다섯 명의 젊은 작가들이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취향의 카르텔’이란 주제를 내걸고 관객들과 만난다. 위트와 친근함 덕에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다.
 
작가 김세연은 어려서부터 미국에서 성장하며 익숙해진 미국의 그래피티나 일러스트레이션, 만화 요소 등을 선보인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과 일상 사물의 결합은 미국 사회의 물신주의와 원자화된 인간상을 나타낸다. 그 속에 소통과 교감을 갈구하는 개인의 소망을 담았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군상의 모습은 더욱 공허한 느낌을 전한다.
김세연 '치토스'
박종희는 작품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 시리즈를 통해 장년층에게 익숙한 만화영화 로봇 캐릭터를 전통 단청무늬로 해석해낸다. 현란하지만 친근한 색감의 단청무늬 속에서 부활하는 태권브이의 이미지는 전통과 대중 매체의 합일을 통해 새롭게 다가온다. 한때 태권브이가 일본 만화 캐릭터 표절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점을 기억하면서 단청과 태권브이의 만남을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종희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
심재담은 자신이 좋아하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난 후 느낀 상실감을 전통 이미지에 결부시켜 불교의 윤회사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야옹’ 시리즈다. 작품명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불화 속에 고양이, 즉 ‘반야옹’을 그려 넣어 도상을 파괴하고 사회적 권위가 가장 높은 종교의 카르텔을 향한 도발을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인간을 대체하는 반려동물의 위상을 생각케 한다.
심재담 '반야옹'
이지훈은 작품 ‘남산타워’나 ‘양화대교’ 등에서 색깔을 빼거나 암전을 더한 뒤 선명한 달과 비행기를 그려 넣어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부여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 복잡한 현대사회를 단순화한다. 다리는 시작과 끝을 잇는 소통의 도구로, 달은 비행기가 도달할 수 있는 이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거대한 회색 구조물로 뒤덮인 서울의 절망 속에서도 다리, 달, 비행기 등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남아 있음을 일깨운다.
이지훈 '남산타워'
HONG은 ‘출타중입니다’ 시리즈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들을 패러디해 민화적 요소와 웹툰 캐릭터와 같은 이미지를 재창조한다. 전통적 인물이나 캐릭터를 희화화하여 현대 물질문명의 세계를 비판하고 종교와 사회의 물신주의를 풍자하고 있다. 그는 작가 노트에 “동물, 종교, 꽃, 음악, 이 네 가지와 인간의 공존이란 틀을 가지고 표현하고, 이 네 가지의 ‘아름다움’을 내 스타일대로 표현하고 싶다”고 적었다. 돈과 명품에 둘러싸인 퇴계 이황 선생이나 부처의 패러디를 통해 전통적 권위를 재해석하는 즐거움을 낳는다.
HONG ‘출타중입니다’
‘취향의 카르텔’전은 대중적 인기와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팝아트가 우리 전통문화와 손잡고 한국적인, K아트(ART)의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면서 그 지평의 무한확대를 꾀한다. 다섯 작가는 ‘카르텔’이라는 주제를 통해 전통 예술의 가치를 특유의 위트와 유머로 재해석하고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