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배움·쉼·놀이 공존... 학교 공간 ‘재탄생’ [꿈꾸는 경기교육]
학생·교직원·학부모 등 의견 반영... 학교 공간의 변화 기획·설계하는 과정
학생들에게 학교는 또 다른 집과 같은 곳이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친구들과, 선생님과 호흡하고 꿈을 키워간다. 이 때문에 학교라는 공간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남다르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하며 성장했느냐에 따라 꿈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의견을 반영한, 사용자 중심의 배움과 쉼, 놀이가 균형 잡힌 삶의 공간으로 학교를 만들자는 목표 아래 배움과 쉼이 공존하는 학교공간조성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공간드림사업과 고교학점제 공간조성사업으로 나뉘는 학교공간조성사업은 사업별로 학교 공간의 재구조화를 이루기 위해 이번 겨울방학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내년 중 사업을 마치겠다는 목표가 세워져 있다.
이 같은 공간재구조화 사업은 이미 여러 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앞서 진행했던 공간혁신사업에 따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영역단위 학교 공간혁신사업으로 107개교의 공간 조성을 마쳤다. 사업 첫해인 2019년 99억원을 들여 32개교를, 2020년 178억원을 들여 39개교, 2021년 182억원을 들여 36개교의 공간혁신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공간드림사업과 고교학점제 공간조성사업을 기반으로 총 88개교가 새로운 학교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학교 비전부터 교육과정, 교육공동체의 의견이 담긴 새 공간의 탄생을 앞두고 해당 사업들에 대한 내용을 들여다봤다.
■ 사용자 참여 설계 통해 공간 혁신... 미래역량 키운다
이번 공간조성사업 중 하나인 ‘공간드림사업’은 경기미래교육 실현을 위해 교육공동체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다양한 학교 공간 재구조화 지원 사업을 말한다. 이 같은 공간드림사업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34조 1항 ‘교육감은 학생의 인권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교육활동과 적절한 수준의 교육·복지·휴식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삼고 있다. 또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3항 ‘교육시설의 계획·설계 과정에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등 사용자 참여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 등에 근거했다.
도교육청은 학생의 창의성과 주도성을 키우면서 휴식과 소통이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번 공간드림사업을 마련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이 교육계에도 화두로 등장하면서 미래사회 역량을 키우는 한편 융복합 교육을 위한 사용자 중심의 학교 공간 조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한 것 역시 이번 사업 마련의 이유가 됐다.
도교육청은 올해 105억원의 예산을 들여 초·중·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대상은 총 30개교다. 유치원의 경우 학교 전체가 놀이·쉼·배움이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있는 만큼 이번 사업 대상에 제외했고, 고등학교의 경우 연차별 고교학점제 학교 공간 조성사업으로 공간재구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 40년 이상된 학교의 경우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역시 제외한 뒤 적합교를 찾았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교육청은 교육공동체가 주도한 사용자 참여설계를 통해 경기미래교육 비전 및 교육과정 콘텐츠와 연계한 다양하고 유연한 공간 재구조화를 이루면서 학교 유휴공간 활용 및 공간 재배치를 통한 학생들의 정서 함양과 소통·교류를 위한 배움과 쉼이 공존하는 학생 휴게공간 조성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발달 수준과 정서적 측면을 고려한 학습·놀이 중심의 공간을 조성하고, 중학교는 학생 소통과 공감을 위한 창의·감성 중심의 공간을 조성했다. 특수학교의 경우 학생 특성과 감각 발달을 고려한 심리안정·지원을 주제로 삼았다.
■ 코앞 다가온 고교학점제... 공간재구조화 통한 선택 교육 실현
공간드림사업과 함께 추진되는 고교학점제 공간조성사업 역시 사용자 참여설계 방식을 적용한 사업이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학교 공간의 사용자가 주도해 공간의 변화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과정이다. 이에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간 구체화를 위한 실시설계를 마친 뒤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특히 고교학점제 공간조성사업은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비해 학생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그에 맞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고교학점제 공간조성사업에는 58개교가 참여해 총 762억원을 투입하게 되며, 겨울방학을 이용해 공사를 진행해 2024년 초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일반고, 특성화고 중 고교학점제 운영에 필요한 공간 재구조화 추진을 희망하는 학교에서 신청을 받은 뒤 물량적정성 검토를 마쳤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같은 사업에 참여한 72개교를 포함하면 올해 신청한 학교까지 총 130개교에 대한 공간 조성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교육청은 이들 공간조성사업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사용자 참여설계 전 과정의 조력 및 촉진을 위해 건축사, 건축 교육전문가 등 전문성을 갖춘 공간기획가 인력풀을 구상해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 학교 관계자의 실무 이해를 돕고 학교별 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두 차례에 걸친 공간기획가 대상 연수도 마쳤다. 이와 함께 지난 4월에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사용자 참여설계 기준을 정비하고 배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학교별 특색을 반영하기 위해 특화계획 수립 및 현장 집중 지원을 위한 맞춤형 전문 컨설팅 계획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공간조성사업을 통해 미래교육에 대응하는 다양하고 유연한 학교 공간이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귀태 학교공간조성담당관은 “교육공동체 중심의 다양하고 유연한 학교 공간을 구축함으로써 ‘공간’을 통해 미래 융·복합교육에 대응하고, 학생 창의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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