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비수도권 불이익 없다” 단속에도···“소외 우려” 일부 시도당 동요

문광호 기자 2023. 11. 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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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경계선을 어떻게 긋느냐는 문제인데 비수도권에 불이익이 가는 것처럼 잘못된 프레임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말하고 있다. 현혹될 필요가 없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각 시·도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도부가 추진하는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오는 등 부정적 여론이 감지되자 지역 민심의 동요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간담회에서는 이날도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지방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터져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시도별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김포시를 중심으로 서울 주변 인근 도시들의 서울시 편입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건 실제로 교통, 통근 등 모든 생활권이 행정구역과 일치되도록 경계선을 찾는 것이지 서울을 키우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어차피 수도권인 건 똑같다”며 “(김포 서울 편입은) ‘탑다운 방식’(하향식)이 아니라 ‘바텀업 방식’(상향식)으로 주민들의 의견이 수렴돼 올라오면 존중한다는 취지로 한다는 점을 숙지해달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당에 불 역풍을 우려해 김포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발언에도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김포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천에서 자기들 나름대로 발전전략이 있었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며 “인천 나름대로 인천에 대한 경쟁력 강화 구상이 있었는데 김포 편입에 시선이 쏠려 인천 발전 전략의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얘기였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정승연 인천 연수구갑 당협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인천은 김포, 부천과 같이 500만 인천을 만들어 동북아의 중심 도시를 만드는 구상들이 있었는데 서울 편입 구상이 발표 되니까 인천에서도 조금 당황하는 면도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메가시티의 큰 흐름에 찬성하지만 서울 경기 중심으로만 재편되는 과정에서 인천이 조금 소외될 수 있다. 중앙당 차원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충청 당협위원회쪽에서도 “수도권이 경쟁력을 갖는 건 좋지만 지역균형발전이 지장을 받으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당협위원장이 전달한 것처럼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한 여론은 심상치 않다. 앞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일 만 18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58.6%, ‘찬성한다’는 31.5%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0%였다.

지역별로 모든 지역(대구·경북은 오차 범위 내)에서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기에서는 반대 65.8%, 찬성 23.7%로 찬반간 차이(42.1%포인트)가 조사대상 지역 중 가장 컸다. 서울에서는 반대 60.6%, 찬성 32.6%였다. 대전·충청·세종은 반대 67.5%·찬성 25.5%, 부산·울산·경남 반대 52.9%·찬성 41.1%, 광주·전남·전북 반대 45.3%·찬성 34.5% 등에서도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대구·경북에서는 반대 45.7%·찬성 44.3%으로 나타났다. 조사의 응답률은 2.8%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이만희 총장은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자리는 당협위원장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리얼미터 여론조사 내용과는 거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 트렌드는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며 “지금 이 방식은 우리 당에서 주도하거나 중앙정부 주도라기보다는 시작은 김포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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