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한다며 사퇴한 ‘윤핵관’ 컴백… “윤심 공천” 당내 비판론

박지원 2023. 11. 2. 19: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與 인재영입위원장에 이철규
보선 패배로 물러난 지 19일 만에
與 “업무 연속성 고려해 불가피”
김웅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할 것”
허은아 “끝내 핵심 기득권 못 놓아”
최고위, 이준석·홍준표 징계 취소
김재원·김철근도 당원권 회복

국민의힘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사진) 전 사무총장을 임명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난달 14일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이 위원장이 불과 19일 만에 다시 중책을 맡게 되면서 당 내부에서는 “결국 내년 총선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전임 사무총장인 이 의원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 임명 이유에 대해 지도부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분들을 영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 임명은) 우리 당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국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분들을 영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 임명이 이른바 ‘회전문 인사’로 비판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런 점도 충분히 감안했다”면서도 “하지만 업무의 연속성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인 인재 영입 결과로 여러분께 평가받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 위원장이 3주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요직을 맡게 되자 당내 일각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웅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 의원을 보름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올린다는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위원장이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지난 8월 의원총회에서 ‘함께 항해하는데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을 거론하며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하는 이철규 의원이 과연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나. 결국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혁신위는 ‘통합’을 외치면서 인재 영입은 친윤 감별사에게 맡긴다면 둘 중 하나는 거짓이란 뜻”이라며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은 분명한 경고를 보냈다. 경고를 무시하면 다음번에는 칼이 날아온다”고 경고했다.

허은아 의원도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이 위원장 임명을 두고 “끝끝내 핵심 기득권은 놓지 못하는 살찐 고양이들의 몸부림”으로 평가했다. 이어 “기어이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찍어버린다”라며 “점 하나 찍고 돌아온다고 국민이 믿어주시겠냐고 했던 제 말을 현실화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SNS 글에서 이 위원장 임명에 관해 “역시 노답(‘답이 없다’는 표현)”이라며 “오늘 인선을 보고 대부분 그저 오만과 편견에 갇혀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과 관련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렇다고 인재영입위원장을 이른바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로 앉히는 게 맞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것도 말이 안 되지 않나”라면서 “비판하려는 분들은 뭘 어떻게 해도 비판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이 위원장 선임이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공감하는 당내여론도 있다. 이 위원장이 전임 사무총장으로서 지난 인재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던 만큼 인재 영입 실무 적임자로 이 위원장만 한 사람이 없다는 맥락에서다. 이 위원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음으로써 현직 이만희 사무총장의 역할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사무총장 시절 원래 하던 일과 연관해서 돕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연속성도 있고 지금 사무총장의 일을 조금 보완해 줘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인재 영입은 아주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인재영입위가 역할을 잘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왼쪽), 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취소 결정도 의결했다. 이는 당 혁신위가 통합을 위한 1호 혁신안으로 내세운 ‘대사면’ 안을 수용한 것이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뿐 아니라 김재원 전 최고의원과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도 징계처분 취소 대상이 됐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총선을 앞둔 현장 상황과 각 지역 민심이 어떠한지 등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울산·강원·경북 지역을 제외한 시·도 권역별 대표자 1명씩이 참석했다.

박지원·유지혜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