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여 구분 않는 '포괄적 맞춤법' 두고 첨예한 대립

프랑스에서 남성명사와 여성명사를 구분하지 않는 프랑스어 '포괄적 맞춤법' 사용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프랑스 상원이 지난달 30일 행정 문서 등에서 '성 중립 표기', 이른바 '포괄적 맞춤법'을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우파 공화당 파스칼 브루니 상원 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며 "프랑스어를 보호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어는 명사와 형용사의 성(性)을 구분한다. 통상 여성형 끝에는 알파벳 'e'가 붙으며 발음과 표기법에 모두 차이를 둔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에서는 이런 철자법이 성차별적이라는 문제 의식이 부상하며 성별 구분 없는 성 중립 표기법이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Il(그)와 elle(그녀)대신 성별과 관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합성어 'iel'을 사용하는 식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전통을 지켜야 한다며 성 중립 표기법에 반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국제 프랑스어 마을 개관식 연설에서 "포괄적 맞춤법에 반대한다"며 "프랑스어는 본질적으로 성별이 있는 언어"라고 밝혔다. 이어 "유행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프랑스인들을 포괄적 맞춤법의 남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좌파 정치인들은 이를 '퇴보'라고 묘사하며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사회당의 얀 샹트렐 상원의원은 해당 법안을 두고 "위헌적이고 역행적이며 반동적인 법안으로, 여성에게 맞서는 전통적인 보수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