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徙木爲信 <사목위신>

박영서 2023. 11. 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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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길 사, 나무 목, 할 위, 믿을 신.

위앙은 도성 남문에 약 10m 높이의 나무를 놓고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황금 10냥을 준다고 했다.

그러자 백성들은 관청을 신뢰하게 됐고 위앙의 변법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사목위신을 생각하니 우리나라 정치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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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길 사, 나무 목, 할 위, 믿을 신. 나무를 옮겨 신뢰를 쌓는다는 뜻이다. 말로 신용을 지키는 것을 비유한다. 사기(史記)의 '상군열전'(商君列傳)에 나오는 이야기다. '사목지신'(徙木之信), '사목입신'(徙木立信),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고도 쓴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효공(孝公)이 갓 즉위했을 때 진나라는 내분과 전쟁으로 만신창이었다. 진 효공은 천하의 인재를 모집하면서 진나라를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인재에게는 관직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위(衛)나라의 위앙(衛앙)이 진나라로 왔다. 위앙을 만난 효공은 마음이 맞아 3일 밤낮을 토론했다. 효공은 위앙의 생각을 받아들여 변법을 하기로 결정하고,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기로 했다.

그런데 순탄하지 않았다. 백성들은 위앙의 말을 믿지 않았다. 위앙은 도성 남문에 약 10m 높이의 나무를 놓고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황금 10냥을 준다고 했다. 백성들은 속임수가 분명하다며 나서지 않았다. 그러자 위앙은 상금을 50냥으로 올렸다. 백성들은 관청이 장난하는 것이라며 생각했다. 그때 어떤 사람이 한번 해보겠다며 나무를 북문으로 옮겼다. 사람들은 그를 바보라며 놀렸다. 위앙은 즉시 상금 50냥을 주었다. 그러자 백성들은 관청을 신뢰하게 됐고 위앙의 변법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후 위앙은 일련의 개혁 조치를 취했다. 진 효공은 위앙에게 상군(商君)이란 칭호를 내렸다. 이때부터 위앙은 상앙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신뢰를 못받는 사람은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다. 특히 정치인들에게 신뢰는 반드시 갖춰야할 자질일 것이다. 사목위신을 생각하니 우리나라 정치판이 떠오른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해댄다. 왜 이렇게 신뢰성이 높은 정치인들이 없는 것인지 한탄스럽다. '거짓말' 정치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그에게 표를 주기 때문이다. 내년 4월에 총선이 있다. 거짓말 못하는 '입'을 가진 정치인을 한 번 뽑아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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